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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아파트키드 진구 - 네모 2 2017년 2월 6일 아침. 진구는 8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엄마 차로 함께 가지 못할 바에야 10분이라도 더 자는 게 낫다는 게 아 빠 생각이었다. 하지만 8시 20분에는 학교에 가야 한다. 8시 40분이 넘으면 지각이다. 그리고 아빠는 진구가 지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결국 20분에 집을 나섰다. 그것도 음식쓰레기 봉지를 든 아빠가 아파트 현관 문을 열고 먼저 나갔고, 거기서 진구를 불러냈다. 처음엔 양말도 안 신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고, 두 번째는 가방을 안 매고 나 왔다가 다시 들어갔고, 세 번째는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 운동화 를 신고 나왔다. 1층까지 내려가 아빠가 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자 진구가 말했다. “차 안타고 갈 거야?” “응. 오늘은 그냥 걸어가. 지각 안..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 네모 모처럼 진구와 집에 남았다. 진구는 쿨쿨 자고 나는 이런저런 일을 했다. 평온했다. 9시쯤 진구가 깼다. 아빠 나 병원 안 가면 안 돼? 가야지. 그래야 내일 방학식 하고 실컷 놀지. 싫어 약 먹기 싫어. 머리가 조금 아팠다. 주사 맞고 약 먹어야 내일 실컷 놀지. 약 안 먹으면 안 돼? 그래. 주사만 맞으면 돼. 그러니까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해. 난 다시 빨래를 널었다. 머리가 조금 더 아팠다. 감기 기운인가 나도? 빨래를 다 널고 배가 출출해 커피랑 코코아를 만들었다. 진구야 핫초코 먹자. 이리 나와. 아빠 나 오늘 학교 안 가면 안 돼? 애들이 독감이라고 말도 안 건단 말이야. 머리가 더 아팠다. 무슨 엉뚱한 소리야, 빨리 일어나 핫초코 먹어. 엉뚱한 소리 아니란 말이야. ... 지금 진구는 핫초..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 공간 며칠 전 진구가 말했습니다. 아빠 아파트키드 진구는 왜 안 써? 쓸까? 응 보고 싶어. 왜? 나도 그런 책에 나와보고 싶어. 진구는 자신을 드러내는데 형 득구보다 확실히 적극적입니다. 득구는 지가 다니는 중학교 도서관에서 를 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읽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자기 이야기기 거기 실려있는 게 거북하고 싫었다고 했습니다. 하여튼 진구를 잠시 지켜볼까요. 며칠 뒤엔 5학년이 되는 진구. 작고 은밀한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큰 진구는 아파트 안에서도 그런 공간을 집요하게 찾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큰방 장롱 속입니다. 이불장 위 라면박스만한 공간. 이불을 눌러 자기가 웅크릴 장소를 만들고 장롱 문을 닫아버립니다. 심각한 사생활 침해지만, 문 닫기 전 아빠가 급하게 찍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 더보기
뮌헨 아파트의 기억 이 기록은 지난 7월 8일 독일 뮌헨의 아파트를 방문한 기억을 바탕으로 합니다.전국 11명의 지역신문 기자들과 함께 독일의 에너지 자립 노력을 취재하러 갔습니다만, 그중 뮌헨에서 만났던 아파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독일 뮌헨건축센터는 이름보다 훨씬 독특한 곳입니다.다양한 건축 양식을 소개하는 곳이 아닙니다. 전기를 아끼는 건축, 에너지를 덜 쓰는 건축을 소개하고 상담하는 곳입니다. 민간기구가 아니라 뮌헨시 예산을 써는 공공기구입니다.나이가 몇인지 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독어 발음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걸 전해준 건축사 나탈리 노하우젠은 뮌헨건축센터에서 파트타임으로 봉사하는 에너지 컨설턴트입니다.두어시간, 에너지 이야기를 한 나탈리가 뮌헨박람회장 지역의 림 주거단지를 안내했습니다. 패시브하우스, 즉.. 더보기
사시는 아파트엔 어떤 구석이 있나요 점점 더 따뜻한 구석을 찾아들 때다. 구석이란 말이 한편으론 추레해 보여도 생각해보면 참 정감 있는 말이다. "왜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냐"거나 "해가 중천에 뜨도록 방구석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고 어른한테 욕을 들어도 그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해외 여행을 하든, 가까운 관광지를 갔다 오든 사람들은 말한다. "뭐니뭐니 해도 내 집구석이 제일 편해" 구석의 또다른 맛은 일말의 가능성을 의미할 때다. "전혀 가능성이 없다"거나 "신문구독 일절 사양"이라며 바늘구멍만큼의 여유를 주지 않는 삭막한 표현에 비해선 일말의 여지를 주는 따듯한 말이다. 아무리 사면초가에 처해도 사람들은 그래서 '비빌 구석'이나 '믿을 구석'을 찾아보는 데서 한숨이나마 돌리는 것이다. 구석은 그래서 참 푸근한 말이다... 더보기
화낼 바에야 하지 마세요 오전 9시. 득구 진구 쿨쿨. 엄마는 출근.버럭씨는 설겆이를 멈추고 애들을 깨웠다. 9시인 것이다.득구야 진구야 일어나. 응 응 앙 앙 악!설겆이를 끝내고 압력밥솥에 밥을 새로 앉히고 나서 아빠가 본격적으로 나섰다.안 일어나? 이것들이 정말.뿌석뿌석 눈 비비며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9시 20분. 득구야 나오지 말고 이불 개라.또 뿌석뿌석 들어가는 득구. 아빠는 어제 남은 삼겹살 굽고 감자 양파 햄 채써려 볶음을 만든다.이불 잘 개는지 힐끔힐끔 보면서.9시 30분. 밥이 되고 찬이 되고 멸치 다신 물에 쉬어빠진 김치 씻어서 끓인 김칫국까지 대충 아침상이 차려졌다.오이라 밥묵자. 오이라 밥묵자.밥묵자 응 응 앙 앙 악 악!또 뿌석뿌석 자리에 앉는 득구 진구.여전히 눈을 비빈다.아빠 나 밥 안 먹으면 안돼?내.. 더보기
아침에 30분 밤에 30분 만난 득구 진구 퇴근해서 밤 11시에 만난 진구. 아마 30분 뒤면 잠들거다. 오늘 아침에 출근 전에 30분 같이 있었나? 아, 오늘은 진구를 1시간 본 거구나.회사 사람들하고는 8시간 가까이 같이 있는데... 정말 일 열심히 하면서 사는구나. 진구야 오늘 주민운동장 갔어?아니.그럼 놀이터에는 갔어?아니.우진이 만나러는 나갔어?아니.그럼 뭐했어?컴퓨터.그리고는 씨익 웃는다. 왜 웃는 걸까.컴퓨터만 생각하면 좋은 건가. 아니면 아빠가 기대한 것처럼 밖에 나가서 놀기를 안해서 부끄러웠던 건가. 그러는 버럭씨는?오늘 늦잠을 자 오전 9시반에 일어났다. 그리고 10시에 수련원. 12시반에 혼자서 점심식사. 1시부터 8시반까지 근무. 밤 9시에 구암동 본가에서 저녁식사. 아버지와 소주 4잔. 그리고 10시반 학원끝난 득구만나서 .. 더보기
2014년 7월 27일 득구 진구 버럭씨는 아침부터 열받을 준비가 돼 있었다. 이상하게 몸이 무겁다. 오른쪽 팔꿈치뼈가 아프고 어제부터 허리통증이 심했다. 아침부터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날씨가 화를 더 돋궜다. 아마 그 무엇보다 열받게 하는 건 오늘 다시 출근을 해 한 주간 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을 거다. 오전 9시에 눈을 떠 진구가 켜놓은 EBS 어린이 만화를 멍청하게 누워서 보던 버럭씨. 그때까지 세상모르고 자고 있던 득구 볼때기를 쓰다듬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경질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TV 잘보고 있던 진구가 9시반쯤 털고일어나더니 "아빠 나 컴퓨터할께" 했을 때부터였다. 어차피 막을 수 없는 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내버려둬도 될 일이었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화를 냈다 버럭씨는. "뭐 벌써부터 컴퓨터야? 쫌 있..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8 - 시킨대로 했을뿐이야 학교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데는 한달도 걸리지 않았다. 교실 밖에서 손들고 서서 친구들 눈치를 받을 때부터 그랬다. 나는 정말 창피한 게 싫은데, 거의 매일 그랬다.8시 40분, 등교 시간을 지키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오늘 일은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교실 밖에서 서 있는 차원을 넘어 꿇어 앉았으니까.그렇지만 난 내 잘못을 모르겠다.선생님이 시킨대로 했을 뿐인데... 오늘 점심시간에 선생님은 말했다."오늘은 점심 먹고 나가서 맘껏 놀아도 돼!"우린 와 소리를 질렀다.입학하고 나서 지금까지 나가서 논 적이 별로 없었다. 아직 학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몰라서 교실 밖을 많이 벗어나지 못했다. 선생님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교실 주변에서 놀라고 하셨다. 그런데 맘껏 놀라니.그때 생각이 난..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7 - 새로운 세계 2012년 3월 오늘,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아파트나 유치원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 내가 좋아하는 파란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매일 뛰어 놀 수 있다. 같은 반 교실에 앉은 친구들도 많다. 30명도 넘을 것 같다. 어제는 재미있게 놀았다가 오늘은 티격태격 싸우는 재호나 유진이는 상대도 안될 걸. 입학식에는 아빠가 따라왔다. 쫌 창피하다. 아빠가 막 손들고 선생님에게 뭐라고 그럴 것 같다. 게다가 평소처럼 말을 막 하거나 화를 내면 어쩌지? 지금은 화낸 티를 전혀 내지 않고 교실 뒤에서 그냥 나를 쳐다보고 있다. 어쩐 일이지? 아... 교실 앞에 서 계신 선생님. 짧은 머라에 똥그란 눈, 정말 예쁘다... "학부모님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키가 작지만 목소리가 크다. 이윽고 벨이 울렸다. 그..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6 - 친구 현수 형아와의 일로 풀이 좀 죽긴 했다. 정말, 끔찍했던 밤이었다. 땅콩집 좋았더 기억마저 싹 가셨다. 싹 가셨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직도 집안의 계단과 다락방은 그립다. 가보고 싶어. 하지만 그 일로 형아와 외출은 한동안 금지됐다. 그대신 우리 아파트에 사는 재호랑 유진이랑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아졌다. 엄마나 아빠가 이모집에 서 나를 데리고 가는 시간도 당겨졌고, 평일이나 주말에 우리 아파트에서 노는 시간이 길어졌다. 재호는 한 살 아래지만, 나보다 훨씬 크다. 걸핏하면 힘을 써서 기분 나쁘긴 하지만, 이것저것 도움 되는 게 많다. 아파트 안에서 구석구석 아는 것도 많다. 아파트 옥상 입구나 지하 주차장 창고, 놀이 터 한쪽 옆 개구멍 같은 곳은 재호 때문에 알게 됐다. 재호는 벌써 용돈을 받고 ..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5 - 실종 아파트키드 진구 5 - 실종 이모집 현수 형아만 만나면 신난다. 어떨 땐 무섭지만, 언제나 나를 재밌게 해준다. 형아가 이모집 아파트 밖으로 이곳저곳 다닐 때 따라다니면 정말 신기한 게 많다. 어제는 형아 아파트 울타리 사이로 난 개구멍으로 저수지에 갔다. 형아는 그걸 모험놀이라고 했다.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풀숲이 있고, 흙이랑 물이랑 장난칠 게 너무 많다. 가끔 개구리나 지렁이, 어떨 땐 뱀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뱀은 너무 무서워서 자세히 본 적은 없다. 며칠 전엔 형아가 개구리를 잡아 서 비닐에 넣고 왔는데, 돌아와서 보니 죽었다. 으이그 끔찍해. 난 못 보겠어. 그런데 형아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비닐채로 던져버렸다. "히히히" 하면서. 멋있게 보였다. 오늘 오후에도 형아랑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3 - 투명인간 엄마가 저렇게 나오면 좀 복잡하다. 화가 난 건지 피곤한 건지…. 판단이 잘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아빠가 화났을 때와는 다르다. 아빠는 화를 내는 것도, 화를 푸는 것도 쉽다. 아빠를 화나게 하려면 그냥 난 아무 말 안 하면 된다. 가만히 있으면 아빠는 혼자서 씩씩거리다가 부글부글 끓고 곧 폭발한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오전 9시 30분에 나는 유치원 차를 탄다. 그런데 난 유치원 가는 게 전혀 기쁘지 않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오늘도 난 베개를 붙잡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있었다. 그사이 엄마와 형아 소리가 들린다. “진구, 이제 일어나지? 엄마 먼저 가께” “진구야, 나 학교 갔다 오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아빠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진구야, 일어나." 어림없..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2 - 엘리베이터에 약한 엄마 유치원 끝나고 오늘도 난 이모집에 있었다. 이모집 아파트는 우리 아파트와 다르다. 길다란 복도가 있다. 현수 형아랑 상현이 형아랑 찬성이 형아랑 복도를 막 뛰어다니면서 논다. 인라인을 탈 때도 있고, 어떤 형아는 자전거까지 탄다. 자전거 타는 걸 어른들이 보면 막 혼을 내지만. 복도에서 조금이라도 시끄럽게 하면 아빠가 화를 내는 우리 집이랑 다르다. 우린 집안이나 집밖이 나 소리를 낼 수 없기는 똑 같다. 현수 형아는 이모집 형아고, 상현이 형아랑 찬성이 형아는 현수 형아랑 같은 층에 산다. 창현이 형 아는 상현이 형아의 형아다. 난 현수 형아랑 놀고 싶지만 형아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귀찮아 한다. 모험놀이하러 나갈 때는 날 데려가지만, 집안에서 놀 때는 귀찮아 한다. “현수 형아, 닌텐도 같이 하고..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1 - 빨간 눈 아저씨 쳇, 엄마 아빠가 또 말을 듣지 않는다. 할 수 없지. 나만의 무기를 쓰는 수밖에. 난 가만히 서서 오른발 뒤꿈치로 큰방 방바닥을 차기 시작했다. 쿵쿵쿵. 네번짼가 다섯번짼가 아빠가 나를 안는 바람에 더 이상 차지 못했다. 그것 봐. 겁을 내면서. 아빠가 나를 거실 소파 위에 내동댕이치고는 뭐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 빨개진 눈으로 이리 저리 삿대질까지 하면서. 하지만 무섭지 않다. 한두번도 아니고 예상 못했던 것도 아니다. 내가 누군데. 엄마 아빠의 약점을 다 알고 있는데.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랐다. 갑자기 집밖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는 현관벨 소리가 서너번 계속 울렸다. 이건 뭐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빠가 주섬주섬 바지를 입고는 "누구십니꺼" 하고 문을.. 더보기
아파트에 사는 나의 권리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 나는 사용내역을 관리사무소에 물어볼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권리인데, 관리사무소에서는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주택법 시행령과 지방자치단체 규칙 등 의거한 아파트 주민의 대표적 권리다. 조선일보의 관련 기획을 바탕으로 그 내용을 요약하면, 1.주민대표 해임 청구·의결권 - 주민 10% 이상이 청구해 투표자 과반 찬성 2.외부 회계 감사 청구권 - 주민 10% 이상이 청구 3.관리비 사용내역 정보공개 청구권 - 관리사무소에 청구하면 열람·복사 가능 4.입주자대표회의 방청권 - 신청하면 방청 가능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 대부분은 권리 위에 잠자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2010년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아파트 관리 실태조사’결과가 이를 나타낸다. 대상이 된 .. 더보기
아파트 전기요금의 함정 전기요금 3만5157원. 세대전기료 2만4680원, TV수신료 2500원, 승강기전기료 2828원, 공동전기료 3122원, 산업용전기료 2027원 등의 합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관리비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그렇다. 평균 27.5%로 비중이 가장 크다. 그런데 이 전기요금도 부당하게 걷는 경우가 있단다.조선일보 기획 '댁의 아파트관리비 새고 있진 않나요'에 소개된 부산 기장의 1533가구 아파트 이야기다. 이 아파트는 가구별 전기 사용량과 공용 사용량 구별 없이 단일요금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이 가구용과 공용을 구분해 매기는 종합계약 방식보다 가구당 월 8000원 씩 전기료가 싸게 먹힌다.문제는 관리를 맡은 주택관리공단이 단일계약을 하고도 주민들에게는 종합계약을 했다고 속이고 최소.. 더보기
아파트관리비 영수증, 이런 걸 보세요 내가 사는 아파트 관리비 영수증을 보니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가 있다. 가구당 2000원 씩 매달 55만원이다. 이게 매달 어떻게 쓰이는지 보고를 받았던 기억이 없다. 회의는 언제 어디서 해서, 무엇을 결정했는지 알릴만 한데.... 그에 따른 회의운영비 사용내역도 함께 첨부하는 게 분명할 건데... 조선일보 아파트관리비 기획 4편에서 이 내용을 다뤘다. 오히려 관리 감독을 해야 할 입주자대표가 쓸데 없는 회의 명목을 만들어 회의비를 타간다는 민원이 줄을 잇는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동대표를 했던 강모 씨는 "입주자대표들이 술 마시고 회식을 하는 데 관리비를 쓰길래 항의했더니 '이런 맛이 없으면 우리가 왜 이걸 하느냐'고 도리어 큰소리를 치더라"는 호소까지 했다고. 관리비 영수증 항목.. 더보기
아파트 관리비 얼마나 아시죠? 7년째 살고 있는 지금 이 아파트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지? 라인대표는 누구지? 주민자치위는 어떻게 돼 있지? 얼마 전 도시가스 배관공사는 돈이 얼마나 든 거지?이런 것까지는 그냥 몰라도 된다고 치자. 한 달에 15만원 안팎이 나가는 관리비 명목들은 어떻게 되는지, 또 아파트 전체의 관리비 수입 지출 내역은 대충 어떻게 되는지 나는 모른다. 도통 관심이 없었다. 아파트에 사는 기본이 안 돼 있었던 셈이다.이런 내 자세에 경종이 됐던 기획기사가 있었다. 조선일보가 지난 5월 보도했던 '댁의 아파트 관리비 새고 있진 않나요' 14회 기획이었다. '경기도 광명시의 H아파트 주민들은 12년간 아파트 관리소장을 했던 강모(50)씨에 대한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이다. 회계 감사를 해보니 강씨의 비리가 곳곳에서 .. 더보기
아파트와 바꾼 집 깜찍하다. 나이 60이 다 돼 갈 교수한테 이런 표현이 어색하지만. 2007년 여름 서울시립대 연구실에서 만났던 건축학과 박철수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아파트 살이를 많이 반대하죠. 이래저래. 근데 저, 아파트 살아요. 어쩌겠어요, 마누라가 그러자는데...." 까지 써가면서 아파트 생활을 비판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의 말에 나는 더 감동했다. 인간적이었다. 그런 그가 기어코 아파트를 벗어났다. 정말 깜찍하다. 그는 지금 아파트와 바꾼 집에 산다. 친구 박인석과 함께 2010년 경기도 용인의 죽전에 터를 잡고 공사를 시작해 2011년부터 살구나무집이라고 이름 붙이고 살고 있다. 그렇게 9개월을 살고는 괜찮았던지 을 펴냈다. 자랑, 자랑, 정말 장난이 아니다. '책을 펴내며' 중간 부분이다. 아파트.. 더보기
아파트화재 대피로는 2방향이어야 아파트화재 대피요령을 취재하기 위해 며칠전 만났던 마산소방서 송성룡 계장께서 문제의 핵심이 불법주차 차량이라고 했죠. 그런데 이 내용은 지난 2009년 창원 도계동의 아파트화재를 취재할 때 만났던 소방관 말씀과 똑 같습니다. 당시 화재가 주변 불법주차 차량과 전선으로 인해 소방차가 제 시간에 닿지 못해 일가족 4명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내용을 먼저 보시겠습니까. 2009년 6월 7일 새벽 4시 15분경 진화된 이 화재로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 경찰 추정 발화 시간이 3시 55분. 주방 천장과 거실 일부만 탄 채 단 20분만에 진화된 화재치고는 사망자가 많았다. 특히, 베란다 쪽 안방 창문을 열고 5분 넘게 구원을 요청하다가 끝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숨진 부인의 죽음을 두고는 소방관의 구호 활동.. 더보기
아파트 바로 아래층에서 불이 나면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많으시죠. 종종 접하는 아파트화재 뉴스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으실 겁니다. 저는 관련 취재도 제법 하고, 기사도 많이 쓴 편입니다. 특히 아파트 18층에 사는 저는 아래층에서 불이 날을 때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불이 나면 대개 엘리베이터는 이용할 수가 없다, 18층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1층으로 뛰어내려가기는 어렵다, 그런데 20층의 옥상 문은 평소에 잠겨있다, 저는 대략 이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고민끝에 관리소를 찾아가 소장에게 옥상 열쇠를 요구했습니다. 아파트 관리규정에 옥상 문은 잠궈놓도록 돼 있지만, 입주민들에게 열쇠를 복사해줄 수는 있다는 걸 알았던 거죠. 그래서 복사한 열쇠를 받아두었죠. 근데 그것도 한 2년쯤 지났더니 무감각해져서 지금은 열쇠가 어딨는지 잘 ..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2 땅콩집을 한창 짓던 2011년 4월에 버럭 씨는 진구를 데리고 집구경도 했다. 이런 모습이었다. 땅콩집은 간단하게 한 필지에 두 가구용 집을 짓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아파트 생활 자체가 싫은 사람들을 위해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을 짓는다는 취지다. 당시 언론에 보도됐던 건축주의 소개가 이랬다. "딸에게 매일 뛰지 말라는 소리하기가 정말 싫었어요. 집을 옮기기로 했죠. 그러다가 집 두채를 한 집처럼 사용하는 땅콩집을 알게 됐고, 지금 이렇게 짓고 있는 거에요." 그렇게 친언니댁과 함께 살 집을 짓기 위해 용잠리에 485평방미터(147평)의 대지를 마련했고, 붙어있지만 각각 한 동에 100평방미터(30여평) 정도로 집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목조에 1층에는 거실과 주.. 더보기
아파트키드 진구 1 2012. 7. 13일 이제 여덟살 진구. 열두살 된 득구 동생이다. 남자애지만 가족 중에선 드물게 갸름하고 예쁜 얼굴이라 버럭씨 집안의 마스코트다. 버럭 씨 부인의 사랑은 지나칠 정도다.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다가 왕자님, 000, 잘 나가면 끝이 없다. 그런 진구는 때로는 걱정을 안긴다. 형과 달리 삐쩍 마른 몸에 작은 키 때문에 1학년 반 애들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며칠전 장염으로 동네 소아과에 데리고 갔을 때 키가 116센티에 19키로였다. 네살 9개월 빠른 득구는 지금 키 143센티에 37키로다. 물론 먹는 문제 때문이다. 몇가지 좋아하는 음식 빼놓고는 거의 안 먹으려 한다. 하도 안 먹으니까 버럭 씨가 물어본 적이 있다. "진구야, 니가 먹고 싶은 것만 하나씩 이야기해볼래?" .. 더보기
다들 아파트에서 자라서 그래요 대학생 주영민, 이승민 군과 땅콩집 건축가 이현욱 씨의 대화 중에서 주영민 요즘 대학생들은 어학연수 1년은 기본, 인턴도 어디 어디 해야지, 이런 시선에 압박을 많이 받습니다. 이현욱 다들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서 그래요. 생각의 다양성이 부족한 거죠. 보세요, 사회는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을 필요로 해요. 100명이 저쪽으로 간다면 나는 거꾸로 가야 되는 거죠. 어학연수, 인턴을 한 100명을 원하는 시장이 크긴 하겠지만 거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죠. 남들 다 가는 길에서 살아남자니 서로 몰려들어 피해만 주는 거예요. 술 마실 때 아니면 같이 몰려다니지 말아야 해요. 독특한 경력이나 사고방식의 ‘1명’을 원하는 시장은 10개만 있어도 내가 골라 갈 수 있잖아요. 뭐라도 되겠지, 하는 자신감을 갖고 자기 길.. 더보기
진구 친구 재호 진구 친구 재호가 어젯밤 4시간 동안 우리 집에 있었다. 진구가 만 6년 하고 한 달 사는 동안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아파트키드 진구가 친구를 집으로 초청한 것이다. 오후 6시에 집에 온 친구가 7시에 저녁 먹고, 8시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버티기에 집으로 가보자고 했다. 함께 갔더니 가족들이 없어서 다시 올라왔고, 그렇게 10시까지 있다가 갔다. 진구는 아주 좋아 했다. 가족이 와서 10시에 재호를 데려갈 때도 좀 더 놀자고 할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득구는 만 11살 가까이 되는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다. 왜 그렇지? 유치원 다닐 때나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지금까지 같은 라인에 사는, 아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없었나? 분명 한 유치원에 다니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파트 애들이 있었는데..... 더보기
7.13 준아, 아빠가 미쳤제 준아, 오늘 아침에 아빠가 또 미쳤제. 내 이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날갯죽지가 튀어나온 앙상한 니 등짝을 대여섯번 안 때맀나. 툭 툭 툭 소리까지 났지. 나중에는 니 뒤통수까지 두 번 쳤제. 고래고래 고함까지 지르면서. "(치카치카)빨리 안하나? 진짜 이거 미치것네. 시간봐라. 아홉시 안 넘었나. 운제 유치원 가끼고?" "아빠 미워 엉엉엉엉... 엄마, 엄마 보고싶어 엉엉엉..." 결국 넌 울면서 양치를 했고, 우는 얼굴을 내가 씻겼지. 이게 결국 이유는 시간 때문인데... 아니, 내 썽질 때문이겠지. 근데 준아, 어떡하냐? 아빤 시간이라는 벽도 넘을 자신이 없고, 내 썽질이란 벽도 넘을 자신이 없어. 아무리 시간에 쫓기지 말자 다짐을 해도 쫓기지 않을 수 없고, 준이한테 화내지 말자 차라리 놀자 .. 더보기
7.12 소유권이전 등기, 혼자서 해치웠다. "아이가, 안 될낀데... 등기위임장도 그렇고, 요즘은 부동산실거래신고까지 생기가꼬, 안 된다. 마 법무사한테 맡기라." 법무사사무실에서 일하는 상길이가 그랬지만, 딱히 아는 법무사도 없고, 농협모암지점 거래 법무사도 오늘은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그냥 혼자서 부동산 소유권 등기이전을 하기로 했다. 법무사 의뢰 비용만 30만원이라지 않는가. 우선, 어제 오후에 창원법원 등기과에 가서 위임장양식 받고, 구청 가서 부동산실거래신고서 양식 받아놨다. 그리고 오늘 오전 10시 동읍에 있는 농협모암지점에서 매도인이랑 만났다. 내 생애 최고의 거금 1억5750만원을 매도인 통장으로 넘겼다. 그 액수에 감각이 없어선지, 떨리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등기위임장하고, 부동산실거래신고서 작성을 했다. 매도인이 가져온 인감증.. 더보기
아파트 수천가구에 전세는 3곳 아파트를 비워야 하는데, 이젠 오락가락 음풍농월 할 때가 아닙니다. 전세를 다시 구하든지, 아니면 지금 사는 집을 사든지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는 전세를 전세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어제(5월 23일)부터 동읍 신방과 덕산, 자여의 부동산중개소란 중개소를 모두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연락하고 직접 다녀본 실적을 기록해볼까요. 우선, 기준 삼아 지금 제가 사는 33평 아파트는 전세 1억(저희들은 지난 4년간 5500 주고 살아왔습니다. 2배 가까이 뛴 거죠.)에 매매가 1억6000+알파 입니다. 작년 12월만 해도 1억1000이었다네요. 처음 소개받은 곳이 지은지 20년된 덕산 평화맨션 28평형으로, 전세 8000만원이었습니다. 앞에는 남해고속도로, 뒤에는 동읍국도죠... 더보기
아파트를 비워야 하는데 줄곧 아파트 이야기를 써오면서도, 남 일인줄 알았죠. 창원 동읍, 들판 한 가운데 훤출하게 선, 이 아파트에 산 지 4년이 넘었어도, 주인댁은 이래라저래라 잔소리 한번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쭈욱 가는 줄 알았죠. 3~4일 전이었나요. 뭐, 무작정 비우란 말은 아니었습니다. 주인댁은 "집을 팔았으면 좋겠다"고 했죠. "개인 사정 상, 그 집을 계속 소유하고 있을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집을 사지 않는 이상, 집을 비워야 하니, 어쩌면 그 말이 그 말이죠. 전세를 구해서 이사를 갈지, 주인댁 희망대로 이 집을 사야 할 지 결정을 해야 하는 거죠. 집을 산다는 것... 이게 어디 쉽나요? 돈도 돈이지만, 앞으로 계속 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래서, 꾸역꾸역 주변 아파트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