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득구 진구 쿨쿨. 엄마는 출근.
버럭씨는 설겆이를 멈추고 애들을 깨웠다. 9시인 것이다.
득구야 진구야 일어나. 응 응 앙 앙 악!
설겆이를 끝내고 압력밥솥에 밥을 새로 앉히고 나서 아빠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안 일어나? 이것들이 정말.
뿌석뿌석 눈 비비며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
9시 20분.
득구야 나오지 말고 이불 개라.
또 뿌석뿌석 들어가는 득구.
아빠는 어제 남은 삼겹살 굽고 감자 양파 햄 채써려 볶음을 만든다.
이불 잘 개는지 힐끔힐끔 보면서.
9시 30분. 밥이 되고 찬이 되고 멸치 다신 물에 쉬어빠진 김치 씻어서 끓인 김칫국까지 대충 아침상이 차려졌다.
오이라 밥묵자.
오이라 밥묵자.
밥묵자 응 응 앙 앙 악 악!
또 뿌석뿌석 자리에 앉는 득구 진구.
여전히 눈을 비빈다.
아빠 나 밥 안 먹으면 안돼?
내 밥이 너무 많아 아빠.
이것들이 정말. 잔소리 말고 안 물래.
아빠는 10시에 나가야 된단 말이야. 너거가 알아서 밥 챙기물 수 있나?
또 응 응 앙 앙 악 악!
득구는 우거지상에 진구는 눈물까지 뚝뚝...
아, 이거 아이다.
버럭씨는 3주전 젊음의집 상담사 말이 생각났다.
아이들한테는요,
화낼 바에야 뭘 하지 마세요.
조바심 가질 바에야 뭘 하지 마세요.
그냥 내버려두든지, 물심양면으로 완전히 주든지 하세요.
그때는 고개까지 끄덕거리며 그러겠다 했다.
아, 그런데 이거 아이다.
그라머 9시고 10시고 자빠져자구로 놔두고 내는 나가삐라 말이가.
밥이고 뭐이고 알아서 챙기묵구로 하고 나가삐라 말이가.
아이다. 아이다.
한 10시까지 충분히 자구로 놔두고,
밥상은 다 차려놓고,
내가 나갈 때쯤 애들 깨워서 안차놓고
자, 아빠는 나가니까 이래 저래 요래 조래 해라 알것제?
할 수도 있는 거 아이가 싶으다.
선생님 말씀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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