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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그 골목 - 통영 서피랑 2017년 11년 전 2006년 가을 통영에 왔을 때에는 무전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서호시장에 갔다가 서피랑에 갔다. 통영농협 옥상에서 바라본 서호시장의 새벽 활어시장과 대장간, 시락국집을 먼저 찍고, 서피랑 입구 서문고개에 섰었다. 11년이 흐른 2017년 9월 29일 아침에는 광도면으로 옮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서호시장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가 서문고개 입구에서 내렸다. 서호시장의 ‘활기’와 ‘생기’보다 서문고개에 새겨진 박경리의 ‘한’이 먼저 생각났다. 길 오른쪽 세병관, 통영문화원을 지나치고 곧바로 서문고개 입구에 섰다. 서문고개 입구. 박경리의 3장 원고지를 그대로 옮긴 새김비가 있다. -“가자. 죽으나 사나 가야제” 한실댁은 코를 풀고 멍멍한 소리로 말하며 마당으로 내려와 용란의 손을 잡았다. 어두..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신나는 지방자치 사례 지방자치 실전상식 - 정말 신나는 지방자치 사례 이시원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가 ‘지방자치’ 강의 20분도 안 돼 졸거나 강의장을 빠져나가려는 공무원들을 다시 집중시킨 뭘까? 그가 말한 사례의 기준은 이랬다. “지방자치를 개념과 원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론으로 풀어가서는 안 된다. 듣는 사람들 다 잔다. 어떻게 됐든 일선 시·군과 읍·면·동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사례를 갖고 이해해야 한다. 아파트단위의 공동체 활동, 시·군·구 차원의 주민참여예산이나 도시재생 사례 같은 걸 제시하면 훨씬 이해가 빠르고 강의 반응도 달라진다.” 이 시원 교수가 추천한 사례는 대전시 유성구 주민참여예산제다. “대전 유성구(구청장 허태정)는 (9월)4일 내년도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이날 오후 구청 대회의실에서 ..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지방자치가 나를 설레게 했을 때 ‘지방자치’ 하면 가슴이 벌렁벌렁한가? 그 정도는 아니라도 마음이 설레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방자치 하면 신이 나거나 왠지 기분이 좋아지나? … 친구의 반응이 궁금했다. “지방자치 하면 뭐가 떠 오르노?” … “없다. 아무 느낌 없다.” “그래도 지방자치니 주민자치니 주민자치위원회니 아파트자치위원회니 하면서 자치, 자치 칸다 아이가?” “그중에 진짜 자치를 하는 게 있나? 말로만 ‘자치’ ‘자치’ 하지 정해진 사람이 저거끼리 하는 거 아이가! 공허하다.” “그라먼 어떻게 하면 되는데? 지방자치가 피부에 와 닿게 할라면?” “몰라! 머리 아프다 마. 고마 해라!” 사실, 지방자치나 자치를 실감하지 못하는 건 친구나 나나 같다. 나 역시 ‘지방자치’ 하면 휑하다. 공허하다. 별로 재미없다. 신나지 않다..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중앙-지방 모순 난 이렇게 풀겠다 중앙-지방 모순 “난 이렇게 풀겠다” 마산 내서에 사는 양원기 독자께서 지난 ‘중앙-지방 근본모순 관계인가’ 편에 “문제의 답은 지방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지역민의 의지”라는 의견을 주셨다. 순간 나는 ‘지방자치라는 말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하고 복잡하고 재미없다’는 생각…. 이게 쉽고 흥미롭고 뭔가 신 나는 거라면 사람들이 ‘확’ 달라붙을 거라는 생각.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답을 드렸다.. “맞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라는 말 자체가 어렵습니다. 머리 아픕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지방 사람들이 좀 더 신나게 사는 방법을 이 자리에서 한번 펼쳐놔 보자 이겁니다^^” 출판미디어국장인 김주완 기자는 “내가 볼 때 전국 지방신문사에 정작, 지방자치 전문기자는 없다. 니가 그 역할을 한번 해봐라”라..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중앙-지방 근본 모순 관계인가 중앙-지방 갈등 근본 모순인가? 지난 번 글 ‘지역민의 지방현실 인식 실태’에 대해 이런 페북 댓글이 달렸다. “한국사회의 근본 모순이 중앙과 지방의 모순이라고 하셨는데 그건 차치하고라도 지방자치가 실현되지 않는 근본 모순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싸우지 않는다? 그것도 답이긴 한데 얽힌 실타래가 풀리듯이 한 개가 풀리면 다 풀리듯 얽힌 뭔가가 있을 것인데 그걸 찾아야 될 것 같은데요.” 근본 모순!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말이다. 글을 주신 분은 진주에서 소셜미디어마케팅 교육·컨설팅 업체 ‘N미디어’를 운영하는 김진석 대표였다. 나는 이렇게 답을 드렸다. “저는 중앙과 지방 갈등이 근본 모순이라고 단정하진 못합니다. 다만 이 세상의 근본 모순이 결국 돈과 권력의 집중문제라고 봤을 때, 거기서 파생되는 문..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역민들의 지방현실 인식(완성)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현실 인식 실태 지난 시간 나는 한국사회 지방의 현주소에 대해 정리했다. 오늘 쓰려는 글은 그런 지방 현실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인식 실태다. 이에 대해 2016년 6월 7일 자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1)지방과 지방자치’에 나는 이렇게 썼다. “지방에 사는 사람이 지방에 산다는 걸 잊을 때가 많다. 적은 취직 기회, 낮은 보수, 정치적·문화적 소외 등등 불편을 겪을 때는 '지방 탓'을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 지방분권 등 자신이 주체가 돼 벌여야 할 운동 측면에서는 무관심하다. 단적인 사례가 있다. 공부 욕심을 가지는 대부분 부모나 아이는 대학 진학 목표를 'in 서울'에 둔다. 가능하면 지방을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다. 지방에 사는 삶의 정체성을 따지고..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현실 인식 실태(초고)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현실 인식 실태 지난 시간 나는 한국사회 지방의 현주소에 대해 정리했다. 오늘 쓰려는 글은 그런 지방 현실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인식 실태다. 이에 대해 2016년 6월 7일 자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1)지방과 지방자치’에 나는 이렇게 썼다. “지방에 사는 사람이 지방에 산다는 걸 잊을 때가 많다. 적은 취직 기회, 낮은 보수, 정치적·문화적 소외 등등 불편을 겪을 때는 '지방 탓'을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 지방분권 등 자신이 주체가 돼 벌여야 할 운동 측면에서는 무관심하다. 단적인 사례가 있다. 공부 욕심을 가지는 대부분 부모나 아이는 대학 진학 목표를 'in 서울'에 둔다. 가능하면 지방을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다. 지방에 사는 삶의 정체성을 따지고..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의 현실(완성)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의 현실 개혁과 개방을 통한 부국강병, 그 밑바탕에 민본(民本) 정신을 가졌던 실학자이자 개혁가 정약용. 1800년 정조 사후 18년간의 전라도 강진 유배생활 중 정약용이 편지로 자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니 뜻밖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대문 밖으로 이사 가지 말고 버티라. 멀리 서울을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며 사회적으로 재기하기 어렵다.” 하기야 그가 살았던 1789년 정조 때 서울 인구(18만9153명)가 전국 인구(740만3606명)의 2.55%에 불과했지만 당시 서울 출신 문과 급제자가 전체의 43%였다니(이원명 서울여대 교수), 그럴 만도 한 건가? 민본과 자치를 말하면서 ‘서울 중심’, ‘수도권 집중’ 사회에 대해선 개혁적이지 않았던 정약용의 면모다. 강준만 전..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의 현실(초고)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의 현실 ‘실학자’, ‘실사구시’…. 현실, 현장에서 답을 찾았던 학자 정약용을 수식할 때 따르는 용어들인데, 그가 유배지에서 편지로 자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니 의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대문 밖으로 이사 가지 말고 버티라. 멀리 서울을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며 사회적으로 재기하기 어렵다.” 그가 살았던 1789년 정조 때 서울 인구(18만9153명)는 전국 인구(740만3606명)의 2.55%에 불과했지만 당시 서울 출신 문과 급제자가 전체의 43%였다니(이원명 서울여대 교수), 그럴 만도 한 건가? 개혁가 정약용도 ‘서울 중심’ 사회에 대해선 개혁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2015년 저서 에서 현실 속 사례를 덧붙였다. 조선일보 고 이규태 고문은..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역정당은 왜 불허인가(완성)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역정당 왜 불허인가 지역정당? 경험이 없는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그런데 최근 이를 이해할만한 계기가 있었다. 7월2일 일본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65·여)의 지역정당 ‘도민(都民) 퍼스트회’가 집권 자민당에 압승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베 계속 집권에 적신호가 켜졌다고도 했다. 지방선거 때 단체장이든 의원이든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정당과 공천자를 무서워하는 현실, ○○당 간판만 달면 누구나 당선되는 지역주의 투표행태에 의해 맥을 못 추는 지방자치. 그 대책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함께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언급되는 것이 지역정당 허용이다. ◇현재 정당 카르텔을 깨려면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는 2004년 공저 에서 “(지역정당..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홍준표를 막으려면(초고) 지방자치 실전상식 - 홍준표 현상 막으려면 현재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이다. 정당별 국회의원-광역의원-기초의원 먹이사슬 공천으로 지역별 지지도가 높은 정당은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다. 그 실상을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가 2014년 공저 에서 밝혔다. “지방의원 공천에서 국회의원(지역위원장)의 영향력 행사 및 공천비리로 인한 문제점 그리고 지방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임에도 정당공천제로 인해 중앙정치 예속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지방선거는 정당공천제로 인해 국회의원에 의한 지방의원 먹이사슬 공천이 실시되고 있다고….” 그 러나 그는 지난 대선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일치했던 기초지자체 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답이 아니라고 방향을 튼다. “정당공천제 폐지가..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홍준표는 또 나온다(완성) 지방자치 실전상식 - 홍준표는 또 나온다 2012년 경남 땅에 뚝 떨어진 ‘홍준표 현상’의 원인은 뭐였나?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종속인가, 정당정치 종속인가? 여기서 홍준표 현상이라는 건 그의 공과를 말하는 게 아니다. 중학 입학 이후 50년간 경남을 떠났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도지사로 당선되고, 4년 4개월간 지자체 수장으로 휘두를 수 있는 권리는 모조리 휘두르는 전횡이 가능한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직전까지 홍준표는 정치적 퇴물로 취급됐다. 당 대표, 원내대표를 거쳤지만 국회의원 끈은 떨어졌다. 그런 그가 50년 전 떠났던 경남 땅에 돌아와 일약 도지사로 당선됐던 것은 순전히 새누리당 간판 때문이었다. 경남에서 새누리당 짝대기만 꼽으면 당선되던 시절이었다. 홍준표가 ..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홍준표는 또 나온다(초안)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직전까지 홍준표는 정치적 퇴물로 취급됐다. 당 대표, 원내대표를 거쳤지만 더 갈 데가 없는 인물로 평가됐다. 그런 그가 어릴 때 떠났던 경남 땅에 돌아와 일약 도지사로 당선됐던 것은 순전히 새누리당 간판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짝대기만 꼽으면 당선된다던 시절이었다. 홍준표가 왜 경남도지사에 도전했는지 이유는 쉽게 확인된다. 대권도전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재임 때 그는 도지사 일을 ‘하방(下放)’이라고 표현했다. 1950년대 이후 중국 정부가 당·정·군 간부들의 관료화를 막기 위해 변방의 농촌이나 공장으로 파견시킨 것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그는 ‘중앙정치인의 지방정치 경험’이라는 뜻으로 풀었다. 장차 중앙정치를 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지방자치에 대해서도 홍준표는 ..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빼앗긴 도지사 선거(완성) 4월 9일 밤에 일어난 일을 경남도민들이 어찌 잊을까.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는 예고한대로 대통령 선거일 30일 전 공직자 사퇴시한에 임박한 9일 자정 직전에 지사직을 사퇴했다. 사퇴통지서를 받을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은 10일 오전 0시 3분께 도의회 현관에 나와 이렇게 밝혔다. "홍 지사가 보낸 사퇴통지서가 9일 오후 11시 57분 전자 우편으로 58분 인편으로 도의회에 도착했다." 홍준표 전 지사가 사퇴시한을 3분 앞둔 4월 9일 오후 11시 57분에 사퇴 통보를 했다고 밝힌 경남도의회 박동식 의장./경남도민일보 같은 시각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밤 12시 현재 도청으로부터 도지사 사퇴 통지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35조(보궐선거 등 선거일)에서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빼앗긴 도지사 선거(초안) 4월 9일 밤에 일어난 일을 어찌 잊을까.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는 두 달 전부터 공공연히 예고한대로 대통령 선거일 30일 전 공직자 사퇴시한에 임박한 9일 자정 직전에 지사직을 사퇴했다. 사퇴통지서를 받을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은 10일 오전 0시 3분께 도의회 현관에 나와 이렇게 밝혔다. "홍 지사가 보낸 사퇴통지서가 9일 오후 11시 57분 전자 우편으로 58분 인편으로 도의회에 도착했다." 같은 시각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밤 12시 현재 도청으로부터 도지사 사퇴 통지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35조(보궐선거 등 선거일)에서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는 관할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사유를 통지받은 날이 '선거 발생 사유가 확정된 때'로 규정한 만큼 이로써 경남도..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 - 지방의회 인사권(완성) 지방자치를 공기처럼 여길 수 있다면… ‘이대로 가면 일본 열도의 절반, 896개 지자체가 소멸한다.’ 의 저자 마스다 히로야의 예언은 일본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돈, 대학, 일자리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한국 지자 체 또한 젊은이들을 수도권으로 떠나보내며 2030년, 2040년 지자체 소멸을 우려한다. 뭐 어떻게 되겠지….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수도권 집중, 독점으로 지역민들은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손해를 줄이려면 발버둥을 쳐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사실상 지방자치밖에 없다. 돈을 확보하고, 권력을 확보하고, 일을 확보하고, 사람을 확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50회를 목표로 ‘지방자치 실전상식’을 연재하려 한다. 그야말로 피부에 와 닿는 생활상식, 기초상 식으로 지방자치에 접근하려.. 더보기
지방자치 실전상식-지방의회 인사권 지방자치를 공기처럼 여길 수 있다면…. ‘이대로 가면 일본 열도의 절반, 896개 지자체가 소멸한다.’ 의 저자 마스다 히로야의 예언은 비단 일본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돈, 대학, 일자리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한국 지자체 또한 젊은이들을 수도권으로 떠나보내며 2030년, 2040년 지자체 소멸을 우려한다. 뭐 어떻게 되겠지….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수도권 집중, 독점으로 지역민들은 상대적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손해를 줄이려면 발버둥을 쳐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사실상 지방자치밖에 없다. 돈을 확보하고, 권력을 확보하고, 일을 확보하고, 사람을 확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일단 50회를 목표로 ‘지방자치 실전상식’을 연재하려 한다. 그야말로 피부에 와 닿는 생활상식, 기초상식으로 지.. 더보기
지방에 산다는 것 지방에 산다는 것에 대해 또 쓰고 싶었다. 좀 더 깊이를 갖추고 싶었다. 더 절절하게 고개 끄덕일 수 있게 쓰고 싶었다. 계기가 됐던 게 2017년 5월 9일 대통령선거였다. 대선 기획으로 '대선 속의 지 방'을 제안했고 관철됐다. 특히 그 첫번째 편에서 지방에 산다는 것에 대해 썼다. 앞서 지방자치 기획에서 다뤘던 글과 차이 가 있었을까? [우리가 주인이다]대선 속의 지방 (1) 한국사회 지방의 현주소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7년 03월 15일 수요일 결국 국민이 쟁취한 대선이다. 언론이 도화선을 만들고 국민이 촛불로 점화했다. 국회와 사법부 가 탄핵으로 단죄해 만든 대선이다. 그러나 냉정 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혹시 나의 투표가 탄핵 사태 원인이 된 것은 아닌가? 지난번 나.. 더보기
지방에서 산다는 것 '지방'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싶었던 건 2016년 초였다. 무슨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내가 그 전에 했던 대개의 기획이 그랬듯 의도적이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빤한 주제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정말 그럴 수 있게 빤하지 않게 취재하고 쓰고 싶었다. 지방이라는 주제는 정말 그럴듯했다. 대중성 있고, 공감도도 있고, 반향이 있을 것 같았다. 더구나 내가 지방에 살고 있고, 인생 전반에 걸쳐 서울과 지방이라는 종속적 배타적 범주에 지배 돼 왔고, 지역신문사에서 일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가 있을까. 그래서 썼던 게 아래의 기획 첫 편이었다. 내가 좀 더 자세히 쓰고 싶었던 건 이 기사의 첫 부분 '지방에 산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1부 왜 지방자치인가? (1) 지방과 지방.. 더보기
10년전 그 골목에 갔다 - 창원 상남동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30일 오후 6시. 10년 사이 상남동 거리가 변한 건 행인들 연령대가 아닐까. 그땐 낮엔 청년층 밤엔 장년층 식이었지만 요즘 밤낮 청년층이 많다. 그것도 중고교생까지 늘었 다. “변하긴 뭐가 변해?”랄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다. 업소 성격부터 그렇다. 상남동 분수광장 맞은편 마디미로 1층 업소들을 보자. 휴대폰할인마트, 더페이스샵, 토니몰리, 아리따움, 스퀘어, 이니스프리, 할매낙지, 펍 비노, GS25, 분수대앞(액세서리), 빽다방, 참치나라, 오렌스(액세서리), aimerfeel japan, K깜도, 섹시쿠키, 미 니드레스, 폰고… 번화가 1층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죄다 청년층 상대 업소다. 건물 하나만 놓고 봐도 그렇다. 10층 짜리 하림빌딩 간판이다. 1층 빅토리아, .. 더보기
10년 전 그 골목 - 창원 상남동 골목과 사람(13)10년만에 천지가 바뀐 창원 상남장 가축전·어물전·피복전…장터로 통했던 옛 상남동 골목들 창원 상남시장은 요즘 희한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알다시피 시장은 3층 짜리 현대식 건물이다. 그런데 이 건물 2층 주변으로는 4일과 9일 5일장이 열린다. 건물의 난간을 절묘하게 파고든 5일장은 독특하기 그지없다. 분위기 100%의 난전이 펼쳐진다. 장독전에 푸줏간, 산더미같은 채소전, 바다를 옮겨놓은 듯한 어물전 등 하나하나 이름 부르기도 벅차다. 장독집 뒤로 경남 최대의 유흥가인 상남상업지구 건물이 늘어선 모양은 기묘하다. 100m 안쪽에 있는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서는 가격 깎을 생각조차 하지 않던 사람들이 여기선 깎지 않고는 못 배긴다. 물건을 파는 입장도 슬렁슬렁하다. ▲ 요즘도 끝자리 4일.. 더보기
10년전 마산어시장 진동 대풍골목 골목과 사람(3)마산 어시장 진동·대풍 골목 파도에 잔 부딪치며 회 한정소주 한잔 이일균 기자 iglee2@dominilbo.com 2006년 03월 18일 토요일 할머니는 계속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다. 웃으면 작은 눈매나 눈썹, 입술이 하나같이 동그랗게 된다. 그런데 칼을 잡으면 표정이 냉정하게 변한다. 소나무로 만든 50㎝ 두께 도마 위 시커먼 우륵 모가지에다 칼끝을 ‘꾸욱’ 누른다. 요즘 철이 좋다는 도다리나 숭어는 그렇게 목을 따도 펄떡거린다.그렇든 말든 할머니는 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뱃속의 내장을 꺼낸다.그 때 할머니의 눈두덩은 툭툭해지고,양쪽 볼은 볼록하면서 단단해진다.단호해 보이는 표정이다. ▲ 대풍골목에서 20년 넘게 횟집을 운영해온 김복권 할머니. △진동골목, 대풍골목으로 상징되는 .. 더보기
10년전 그 골목에 갔다 - 마산어시장 진동 대풍골목 “뽈락 1키로예! 껍데기 뺏기지 말고 새꼬시로! 그래 안 하먼 안 묵심미더.” “거기 다가? 오늘 숭어가 좋은데…” “숭어도 1키로 주고, 낙지 개불도 조금씩 주이소!” 덥수룩한 노가다 차림새 중년남자 넷이 횟집 주인장과 흥정을 한다. 마산어시장 안 대풍골목이다. 곧바로 뽈락 몇 마리와 숭어 큰 놈 모가지에 피가 튄다. 끝없는 마산만 바다 매립으로 어시장 앞쪽 어판장과 장어골목, 복집골목은 기세가 줄었지만 여긴 아니다. 골목 아줌마들은 말한다. "까딱 없소!" 횟집골목과 대풍, 진동골목으로 이어지는 수산물시장 골목은 지금도 그렇게 펄떡펄떡 뛴다. 마산어시장이 200년 넘게 생명을 이어가는 역동성, 생동감의 원천이다. 마산 사람들이 사는 일에 지쳤을 때, 숨 쉬는 것조차 힘에 겨울 때 어시장을 찾는 이유가.. 더보기
10년전 마산어시장 복국 장어골목 골목과 사람(1)마산 남성동 어판장 골목 물고기 생사가 갈리는 ‘천년의 포구’ 이일균 기자 iglee2@dominilbo.com 2006년 03월 04일 토요일 왜 골목을 기록하는가? 답을 찾기 위해 골목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 ‘들어가면 못 나오는 곳’ ‘연인들이 몰래 뽀뽀하는 곳’. 이런 대답도 있었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이 나란히 가는 곳’, 응답의 공통점은 ‘사람의 소유’라는 것이었다. 바쁜 사람 한가한 사람, 기쁜 사람 슬픈 사람, 나이 어린 사람과 지긋한 사람이 함께 부대끼는 곳이 골목이다. 골목의 쇠락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새삼스럽다. 네모로 블록화 되는 상권과 주거권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옛 골목이 거리로 구획돼 가는지 오래다. 주.. 더보기
10년전 그 골목에 갔다 - 마산어시장 복집골목 장어골목 창원시 남성동 마산수협어판장은 마산어시장을 열고 마산을 연다. 새벽 내내 이어지는 수산물 공판작업 준비, 오전 6시에 시작되는 경매로 마산이 시작된다. 그렇게 새벽을 열었던 어민들이, 또 상인들이 인근 복집골목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어판장 매 물이 넘쳐날 때 복집들은 하루 24시간 영업을 했고, 돈 뭉치가 든 전대를 놓고 가는 일도 다반사 였다. 하지만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대개 밤 9시면 문을 닫는다. 10년 전 어판장 골목을 찾았을 때, 또 복집골목을 찾았을 때 경매사들이, 복집 주인장들이 그렇게 추억했었다. 그로부터 또 10년이 흘렀다. 지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옛날 그 역동성을, 생동감을 다시 찾았으리라 희망했다. 그러나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사이 벌어 진 일을 나는 알고 있다. 어판.. 더보기
노무현의 꿈은 문재인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하마을 인근에 살기 때문에 틈틈이 들를 수 있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8년 전 2009년 5월 23일 오전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라고 알 렸던 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되어 돌아오는 날이다. 운명적 만남을 옆에서 보고 싶었다. 5만 명의 인파 속에 오후 2시부터 추도식이 시작됐고 2시 40분께 문재인 대통령이 단상에 올랐 다. “노무현의 꿈은 오늘 이렇게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실현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추도식 참석은 오늘이 마지막일 거다. 성공적으로 대통령직을 마치고 나서 기쁜 마 음으로 찾아뵙겠다.” 가슴 뭉클한 추도사였다. 대통령으로서 추도식 참석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다짐은.. 더보기
거기다 행복까지 바래? ‘행복’이란 말을 꺼내기가 미안한 세상이다.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직업을 가질 기회, 재난·사고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안전이 보장되 지 못하는 사회다. 그래서 행복을 말하면 마치 옆에서 눈치를 주는 것 같다. “너는 거기다 행복까지 바래?” 마침 며칠 전 TV에 철학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깜짝 출연해 행복을 말했다. “한국에 여섯 번이나 왔다는데, 한국인들은 행복해 보이나?” “NO!” 그리고 그는 행복하기 힘든 한국인들의 평균적 여건, 살인적 경쟁체제 같은 걸 이유로 꼽았다. 하 지만 그 뒤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하지만)그게 문제라 생각 안 한다. 그렇게 행복한 사람은 없다.” “그럼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나?” “한국인들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걸 알면 행복해.. 더보기
아빠가 자꾸 삐져! 득구야, 이거 뭐 아빠가 더 날카롭고 딱딱해지니까 할 말이 없다. 요즘은 너를 대할 때 자꾸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말투도 사납고 그러네. 이유가 없진 않아. 어젯밤엔 밤 11시가 돼서야 갑자기 니가 버스도 끊긴 친구 집에서 외박 신청을 했잖아. 그리고 오 늘은 아빠가 일하고 4시쯤 들어왔을 때까지 컴퓨터만 하고 있더라. 인정하지? 그 뿐만이야? 4시 반 쯤 어항 물을 갈자고 했더니 10분 있다가 하자고 해서 기다렸더니 5시 반이나 돼서야 움직 였고, 결국 6시 반 수학과외 시간에는 10분 가까이 늦었다. 그게 돈으로 따지면 얼만데? 아빠가 쫀쫀하제? 득구가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 어항 물을 갈았다. 득구가 당번이니까. 하여튼 니 상태, 니 기분 그런 것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니 모습에 연연하게 되네. .. 더보기
할매는 살아있다 1919년생 우리 할매의 연세는 99세. 하루 24시간 한 달 720시간 1년 8760시간, 그렇게 5년 4만3800시간을 꼬박 요양병원 침상에서 누워 있던 세포들…. 잠자고 있던 할매의 체세포가 다시 기지개를 폈다. 시작은 5월 4일 낮 12시 30분께였다. 서울서 온 둘째 손녀 규리가 잠자고 있던 할매의 세포를 깨웠다. 몇 개가 남아있을지도 모를 할매의 체세포가 일제히 기지개를 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4시간 뒤. 온 몸의 세포를 모두 일으켜 세운 건 훤이였다. 몇 달 전부터 엄마 세진이가 보낸 동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아이였다. 내가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여드리면 할매는 마치 눈앞의 아이를 대하듯 “어루루 까꿍” “어루루 까 꿍” 했었다. 그리고 30분 뒤인 오후 5시에 내가 병실에 들어.. 더보기
10년 전 창원 소답동 골목 자, 그러면 지금부터 정확히 11년 전의 소답동 골목으로 가보실까요~ 골목과 사람(11)창원의 시작 북동 옛 창원장 골목 일천년 역사 창원부의 중심 장터 이어지던 옛 골목 흔적 이일균 기자 iglee2@dominilbo.com 2006년 05월 27일 토요일 조선 태종 때인 1408년, 이전의 ‘의창’과 ‘회원’이 통합되면서 각각 한 글자씩 따서 붙인 ‘창원부’가 들어섰다. 현재의 마산과 창원, 진해와 함안 일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역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행정구역에 군사적 성격이 강조되면서 ‘창원대도호부’가 된 것만 보더라도 이 지역의 비중을 읽을 수 있다. 창원부일 때나 대도호부일 때나 그 중심은 창원면(부내면, 혹은 시기에 따라 창원읍)으로, 조선시대에 축조됐던 읍성이 그 지리적 범위를 전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