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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무현의 꿈은 문재인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하마을 인근에 살기 때문에 틈틈이 들를 수 있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8년 전 2009523일 오전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라고 알

 

렸던 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되어 돌아오는 날이다. 운명적 만남을 옆에서 보고 싶었다.

 

5만 명의 인파 속에 오후 2시부터 추도식이 시작됐고 240분께 문재인 대통령이 단상에 올랐

 

.

 

 

 

노무현의 꿈은 오늘 이렇게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실현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추도식 참석은 오늘이 마지막일 거다. 성공적으로 대통령직을 마치고 나서 기쁜 마

 

음으로 찾아뵙겠다.”

 

가슴 뭉클한 추도사였다. 대통령으로서 추도식 참석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다짐은 특히 더

 

그랬다.

 

노무현의 후계자가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결의였다. 임무를 완수한, 성공한 대통령이 되

 

겠다는 각오였다.

 

오후 3시쯤 기념식이 끝나도 5만 인파는 움직이지 않았다. 다들 대통령의 분향을 보겠다는, 분향

 

을 하고 가겠다는 의지로 넘쳤다.

 

 

 

 

나는 부엉이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모든 것이 운명이다. 삶도 죽음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그렇게 고인이 몸을 던졌던 그곳에 가기로 했다. 2009523일 새벽 노무현이 걸었던 마지막

 

길을 걸었다.

 

 

 

 

 

 

담배 있나?”

 

“(정토암)스님이 계신지 보고 오겠나?”

 

생의 마지막 몇 분을 홀로 계셨을 그곳에 오르고 싶었다. 하지만 부엉이바위에는 접근할 수 없었

 

. 차단목이 설치됐고, 경찰이 접근을 막았다.

 

 

 

 

오늘 봉하마을에 들어가고, 나오는 길에 실감한 게 있다.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까지는 아니지만, ‘깨어있는 시민들을 보았

 

.

 

전국 방방곡곡에서 휴가를 내고, 일을 비우고, 개인적으로, 혹은 단체의 깃발아래 모여든 시민들

 

은 봉하마을에 들어가며, 나오며 끊임없이 정치를 말했다.

 

 

3자인 양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참여하는 이들의 정치토론이었다.

 

노무현의 꿈은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으로 실현의 교두보가 마련됐다. 그 교두보를 마련한 건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다. 노무현의 꿈은 실현되고 있다.

 

2017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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