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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비워야 하는데 줄곧 아파트 이야기를 써오면서도, 남 일인줄 알았죠. 창원 동읍, 들판 한 가운데 훤출하게 선, 이 아파트에 산 지 4년이 넘었어도, 주인댁은 이래라저래라 잔소리 한번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쭈욱 가는 줄 알았죠. 3~4일 전이었나요. 뭐, 무작정 비우란 말은 아니었습니다. 주인댁은 "집을 팔았으면 좋겠다"고 했죠. "개인 사정 상, 그 집을 계속 소유하고 있을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집을 사지 않는 이상, 집을 비워야 하니, 어쩌면 그 말이 그 말이죠. 전세를 구해서 이사를 갈지, 주인댁 희망대로 이 집을 사야 할 지 결정을 해야 하는 거죠. 집을 산다는 것... 이게 어디 쉽나요? 돈도 돈이지만, 앞으로 계속 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래서, 꾸역꾸역 주변 아파트를 .. 더보기
현장 - 김두관과 박완수 13일 오전에 예정된 김두관 지사의 창원시 순방. 나는 어제부터 두 사람의 리더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였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내 판단으론 두분 다 거품이 아닌 실속파 든든한 리더들이었고, 두 사람이 만나면 분위기가 어떨까 정말 궁금했다. 특히 11시 30분께 프레스센터에서는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어 그 분위기도 느끼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질문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간단하게 내용이 정리가 안 됐다. 어젯반 서너시간을 고민해도 그랬다. "두분은 경남의 대표적 리더들입니다. 서로의 리더십에 대해 짧게 평가해주시겠습니까?" 이건 너무 맹숭맹숭하다. "서로의 리더십에 대해 구체적인 사업을 예로 들어 평가해주시겠습니까?" "두 사람은 정치적 라이벌로도 비치는데 어떻게 생각하.. 더보기
현장 - 창원 가음동 농산물센터 5월 4일 오후 2시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버스종점사거리 옆 창원제일교회에 차를 세웠다. 눈치를 보면서... 바로 옆 엄청난 넓이의 공터가 가음동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건축 예정지라는 사실은 어렵잖게 확인됐다. 경작금지 안내문 때문이었다. '이 부지는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및 주유소 부지로 20011년 봄부터 공사가 착공될 예정'이라고 적혔다. 벌판을 허허롭게 휘젓고 다니면서 사진 몇 컷을 찍었다. 그로부터 직선 거리로 5~600m 가량 떨어진 가음정시장은 전통시장이다. 먼저, 입구의 식육점 아줌마. 주인이었다. "우짤낍니꺼. 들어선다는데... 막을라먼 시청 앞에 E마트나 롯데마트를 막았어야지. 그때부터 여기는 손님 다 떨어졌어예" 바로 앞에 농산물센터가 떨어지면 식육업이나 야채업, 수산물 계통이.. 더보기
피아노를 배운다 오늘이 2011년 5월 10일. 뉴월드바이엘 2권으로 피아노 연습을 시작한지 두어 달 됐다. 11살 아들 호정이에게 먼저 연주하게 하고, 나는 몇 번 연습해서 검사받는 식으로 틈틈히 연습했다. 오늘 맨 끝인 69쪽 '굴 속의 아기 곰'을 연주하는 것으로 일단 끝까지는 왔다. 물론, 호정이랑 함께 하던 연습은 일찌감치 끝이 났다. 아마, 이 책 반쯤 하다가 호정이도 지겨워졌고, 나도 규칙적으로 연습하지 않았다. 지겨워서... 그래도 사나흘에 한번씩 저녁에 치다보니 이 책 끝까지는 오게 됐다. 책 앞에서 다시 설렁설렁 넘겨보니, 몇몇 곡이 아주 인상에 남았다. 내가 멜로디를 알던 곡이었기 때문이다. 틈날 때마다 이 곡들을 반복하면 피아노의 흥이나 손가락 감각을 유지할 것 같다. 12쪽 '개구리'는 한 음 반.. 더보기
투명인간이 된 진구 진구라고 아세요? 제가 작년에 냈던 속에서 득구 동생이죠. 아파트 안에서 틈만 나면 발을 콩콩 굴러서 엄마 아빠를 안달하게 했던 아입니다. 아파트에서 가장 무서운 층간소음이 되는 거죠. 그래서 아래층 분들이 당장 올라온 경우도 있었구요. 그렇게 하면 엄마 아빠가 환장한다는 것을 잘 알고, 그걸 무기로 삼는 영악한 아이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구같은 경우가 많더군요. "우리 애도 그래요. 정말 공감이 가더군요." 책 내고 나서 가장 반가웠던 순간 중의 하나였습니다. 책 속의 진구는 사실, 제 둘째 아이 '호준이'입니다. 이 블로그 앞쪽에 나오는 땅콩집에 등장했었죠. 깜찍한 외모, 생글생글한 웃음, 순전히 아빠인 제 평가이지만, 어쨌든 저희 집안의 귀염둥이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 들어 진구 때문에 온 집안이.. 더보기
땅콩집이 넘어야 할 벽 아파트에서처럼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매일같이 윽박지르지 않기 위해, 시골 전원주택 같은 땅콩집을 지어 과감히 이사하려는 결단을 내리신 분들께 부디 폐가 되지 않기를 다시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하기에, 그래야 땅콩집의 앞날에 놓인 벽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아이들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농가의 현실을 사진을 통해 보여드리기로 하겠습니다. 휑뎅그레하다고 하죠. 어제였죠. 4월 17일 오후 6시 쯤 창원 동읍 신방마을의 한 농가 마당입니다. 사람이 있을 법한 일요일 저녁 무렵이지만, 현관에 신발 한 짝도 찾을 수 없군요. 참고로 신방마을은 땅콩집 맞은편 동네이고, 동읍사무소가 있는 마을이라 반 농촌이라고 해야 합니다. 넓은 마당에 아이들은 물론, 인적을 찾기 힘든 건 근사한 목조 주.. 더보기
땅콩집 건축중-동영상 이번에는 동영상입니다. 집 구조도, 제 아들 호준이가 신기해하는 표정도 훨씬 생생합니다. 우선, 건물 내부 영상은 1층 거실에서 계단을 거쳐 2층으로, 3층 다락방으로 옮겨갑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오죠. 건축중인 곳이라, 곳곳에서 작업중인 분들께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다보니 구석구석 다 들어가보진 못했습니다. 일단, 내부부터 보실까요. 어떻습니까. 뭐, 건물이야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니 느낌이 그렇게 팍 와닿진 않겠죠. 하지만, 거실 밖으로 보이는 마당과 손에 닿을듯 가까운 감나무밭 언덕이 싱그럽지 않습니까. 언덕은 2층 방의 창 밖으로 더 생생하게 보이죠. 하지만 애 아빠인 저로서는 건물 구조나, 바깥 풍경보다는, 건물 아래 위를 신기해서 오르내리는 호준이 모습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일곱살이라지만 이제 .. 더보기
땅콩집 여행 4월 5일자 1면에 났던 이미지 기자의 '한 필지 두 가구 땅콩집, 창원 의창구 동읍에 들어서' 기사를 유심히 봤었지만, 그게 저희 앞 동네 이야긴 줄은 몰랐습니다^^ 기사에 동읍 용잠리라고 나와 있지만, 용잠리는 꽤 넓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땅콩집은 용잠리 용잠본동에 들어서고 있고, 저는 그 동네와 주남저수지 들어가는 국도와 동읍사무소를 사이에 둔 신방리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바로 달려갔죠. 그게 오늘이었습니다. 일단, 기사속에 표현된 땅콩집 설명부터 보죠. '한 필지에 두 가구용 집을 짓는 듀플렉스 홈의 애칭인 땅콩집'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부담스러운 지역민에게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 이 정도면 땅콩집의 .. 더보기
오늘 나의 취재계획 만약 회사원이 자신의 노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운 좋은 경우겠죠. 노동 여부를 결정할 순 없어도, 뭘 할지 어떻게 할지 스스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만 해도 큰 행운일 겁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구요. 어쩌면 취재기자도 자기 하기에 따라서 그런 운 좋은 부류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 나의 취재계획을 어떤 식으로 세워야 할지, 요즘 고민하고 있어서 해보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취재기자의 하루는 계획을 세우는 처음 1시간에 의해 결정됩니다. 뭘 취재하느냐에 딸린 거죠. 물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저것 취재꺼리 쏟아지는 곳이나, 시시각각 상황이 바뀌는 출입처에서는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하지만, 대개는 취재계획을 세울 때에 뭘 분명히 정하는 게 취재도 탄탄하고, 기사의 질.. 더보기
그리고 마산만 매립 확정 박완수 시장의 브리핑 1시간 전인 오전 10시에 다시 창원시 해양개발사업소 김현만 소장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혹, 마산만 매립 확정 발표가 아닐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던 거죠. 또, 담당 소장이 어젯밤만 해도 "저는 내용을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전화를 했더니 일말의 기대와는 달리 짐작대로 매립 확정 사실을 발표할거라더군요. "아 예, 시장님이 매립확정 발표를 하실 겁니다. 어젯밤 확인을 하니 국토해양부에서 준설수심 12.5m에 19만평 매립계획을 확정했다는 공문을 창원시에 보냈다더군요." 뒤에 확인한 일이지만, 김현만 소장은 끝까지 숨긴 것 같더군요. 왜, 전날인 22일 서울출장 갔던 일이 마산항을 떠나려는 선사를 붙잡기 위해서라고 했었죠. 그런데 22일 국토해양부와 해양신도시.. 더보기
마산만 매립 확정 전야? 기자로 창원시청을 출입하는 저는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계획을 하나 세웠죠. 이것저것 보도자료에다 기자회견, 브리핑 같은 게 이어지기 때문에 현장취재를 하기가 참 어렵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기사 송고를 빨리 하고 현장을 가야 되겠다 생각하고, 요즘 매립 여부에 대해 최종 확정을 앞둔 마산만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산항도선사협회 김정오 회장과 만날 약속도 했습니다. 도선사는 저멀리 외해에서 줄사다리를 타고 대형선박에 올라 항구까지 좁고 얕은 바닷길을 배를 몰고 들어오는 분들이죠. 얼마전 창원시가 마산항에 3만톤급 배가 들어오려면 마산만 입구 항로의 수심을 최소 12.5m 정도는 파야 한다, 도선사협회로부터 자문을 구한 것이다, 연락처도 드릴 수 있다, 라고 밝혔기 때문에 저도 연락처를 받아놓은 입장이었습니.. 더보기
전세대란을 피하는 법 며칠 전 팔룡동 벽산아파트 32평에 사는 지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1억60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한다구요. 기로에 선 거죠. 올려주든지, 나오든지, 아니면 아예 사버리든지. 요즘 창원에서 전세사는 사람들 속이 이렇게 다들 타들어갈 겁니다. 저도 만기가 이 달인데, 조마조마하죠. '올려달라고 연락이 올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연락 없으면 자동연장 이라는데, 그럼 얼마나 좋을까' 창원의 외곽, 건축한지 15년을 넘긴 동읍의 한 아파트에 살면서도 전세살이 걱정은 똑 같습니다. 집주인의 의지에 따라서 곧 기로에 놓일 수 있는 처지까지도 같은 거죠.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전국이 전세대란을 겪는다는데, 단독주택도 그럴까? 아파트만 들썩거리는 게 아닐까? 아파트살이 포기하고, 단.. 더보기
요즘 버럭씨와 득구 산지니출판사의 를 장식했던 버럭씨와 득구. 작년 8월 말에 제가 원고를 마무리했으니까 9, 10.... 또 6개월이 흘렀네요. 에 한번씩 나는 광고 문구가 이렇죠. "득구야?" "왜 아빠?" 너는 친구도 없어? 왜 밖에 나갈 생각을 안해?" "친구는 학교가야 있잖아" "아파트엔 없어?" "없어. 말 걸지 마. 지금 게임하고 있단 말야!" 책 서문 속의 대화였지만, 버럭씨는 아파트생활을 비롯해 이런저런 이유로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득구를 답답해합니다. 나름대로 애도 많이 써죠. 틈만 나면 놀이터로 학교운동장으로 데리고 나가고, 일요일엔 등산도 자주 다녔습니다. 덕분에 득구는 또래아이들에 비해서 올라가본 산이 훨씬 많을 겁니다. 창원 동읍 구룡산에서 시작해 마산의 무학산 쪽 종주를 했고, 창원의 불모산까지도.. 더보기
저 많은 아파트를 다 어쩌죠? 2월 8일 어제 아침이었어요. 경남도민일보 사장을 했던 허정도 도시공학 박사님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셨더군요. 지난번 주었던 책 잘 읽었다구요. 제가 작년 11월에 냈던 말입니다. 유익했다면서 끝에 이렇게 덧붙이셨죠. "그런데 저 많은 아파트를 다 어쩌죠?" 그 말의 여운이 길어 이렇게 답장을 드렸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무너뜨려 갈까요?" 곧 답장이 왔습니다. "주제를 잘 잡았어요. 바쁘더라도 꼭 잡고갔으면 해요" 그렇잖아도 새 일터때문에 아파트살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었는데, 정말 고마운 충고였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죠. 지지난주 금요일이니까 1월 말쯤이었겠네요. 그때 전 대학 후배 이인안씨가 대표로 있는 창원 명서동의 (주)브레인을 찾아갔었죠. 마침 이 대표 옆에는 역시 후배인 Meaning 독서.. 더보기
디지털DNA - 디지털세계의 엘리스 이요훈이 지었다. 그의 블로그는 news.egloos.com, 트위터는 twitter.com/zagni. '인터넷과 휴대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 "맞다. 건전지, 휴대폰, 그렇게 하루하루 닳고, 충전하고, 또 닳고..." 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이 없다면 기자들은 취재한 내용을 송고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어떻게 송고한다 해도 인터넷에 올릴 수도 없고, 올린다 한들 누가 봐주지도 않을 것이다.'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 '엘리스 세대는 인터넷이 일상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에 성장해 네트워크로 매개된 가상공간을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Adhocracy란 일시적인, 임시로 의 뜻인 Adhoc 과 조직을 뜻하는 cracy가 결합된 단어로, 어떤 일을 처리하기 .. 더보기
설연휴 구제역초소의 공무원들 설 연휴, 창원시내 구제역 초소의 공무원들 민심을 알아보려 나섰다. 체험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냥 '엿보기' 정도를 계획했다. 2일부터 4일까지 매일 3시간 정도 함께 하려고 했다. 일단, 초점을 구제역에 관한 것과 최근 창원시청 공무원 인사나 통합시에 대한 정서 등 시정에 관한 것으로 넓게 잡았다. 2일 오전 11시 30분께, 동마산IC 방역초소에 도착했다. 공무원 세분, 일용직 두분이 근무중이었다. 박카스 한 상자를 들고간 게 훨씬 첫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명함 드리고 이런 저런 인사끝에 보았던 '근무자 방역조치'와 '근무지침'. '타 시도 유입차 정차, 차량 및 탑승자 소독. 기록철저, 가축 이상여부 확인. 출입 미승인 차량 통행 엄급' 같은 내용들이 방역조치에 해당됐다. 근무지침은 '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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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의 대화체-중앙, 한겨레 틈틈히 확인했지만, 기사 속 대화체가 사실, 별 다를 게 없었습니다. 앞에 제시됐던 정도였죠. 그런데, 조금 달랐던 걸 봤습니다. 중앙일보 1월 28일자 스포츠면 톱 '칼 빼든 우즈 "다른 선수들 엉덩이 걷어차 주겠다"' 였습니다. '"이제 게임타임이다. 후아!(It's game time hooah!)" 타이거 우즈(35)가 새해 첫 티샷을 했다. ... 우즈는 호전적이다. 대회 직전 기자회견에서 "그들(다른 선수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스윙을 바꾸는 데 시간을 빼앗겨 퍼트 훈련을 못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 수천 개의 공을 굴리면서 과거의 열쇠와 감(Key and feel)을 찾게 됐다. 올해가 기대된다."..." 톡톡 튀는 기사는 물론, 타이거 우즈의 멘트에서 비롯됐.. 더보기
기자들과의 소통-기사 속의 대화체 문득, 제가 기사 속에 쓰는 대화체의 특징이 궁금해졌습니다. 2009~2010년 2년간의 공백기가 변화를 가져온 모양입니다. 그 전에 저는 사회부 때나, 정치부 경제부 때나, 심지어 문체가 많이 다른 문화부에 있을 때도 일률적이었습니다. 이런 식이죠. 이 관계자는 "0000000"며 "000000"라고 밝혔다. 또 어떤 관계자는 "000000"면서도 "0000000"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취재원이 한 말의 요지를 대략 두세문장으로 나누고, ~며, ~라며, ~면서도 등으로 순환 혹은 역접 관계를 생각해 문장을 연결시키는 거죠. 그냥 쌍따옴표 한번으로 대화를 요약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나고 최근 1~2주 사이에 저는 무심결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랬다. "맞습니다... 더보기
창원시청 프레스센터 10일 10일 전, 이일균 노조지부장에서 이일균 기자로 돌아왔습니다. 창원시청 프레스센터 출입기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10일이 지난 오늘밤, 저는 머릿속이 하얗습니다. '몸살기'도 있습니다. 내일 다시 일어나 프레스센터에 갈 일이, 두렵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앉아서 취재꺼리를 받고, 전화를 돌리고, 기사의 논리를 궁리해 만드는 일이, 아주 아득하게 여겨집니다. 지난 10일간 프레스센터에서 벗어나거나, 현장을 방문해 취재한 기사가 딱 2건이었습니다. 로봇랜드 협의회 기사와 도의회 신항권리찾기 특위회의 기사였습니다. 그외에는 프레스센터 안에서 취재가 시작되고 끝이 났습니다. 하루 평균 2건으로만 쳐도 20건이네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어제(1월 18일)는 오전에 도의회 신항특위 취재를 갔.. 더보기
<아파트키드 득구> 저자와의 만남 오늘이 2011년 1월 3일. 작년 11월 말에 출판했던 저자와의 만남 행사는 12월 23일 밤 부산시내 북카페인 백년어선원에서 열렸다. 쑥스럽지만, 그 저자는 '나'였다. 모자라는 나의 글을 어떻게 책으로 만든 산지니출판사에서 행사를 주최했다. 행사는 예정시간보다 10분을 넘긴 7시 10분에 시작됐고, 그때 교실 반 정도 크기의 선원 안에는 10여명 정도가 자리를 잡았다. "제가 부산에 연고가 없기 때문에 다섯명 정도 오시지 않겠나 싶었는데, 목표를 두배 이상 초과달성 했습니다^^" 썰렁한 유머로 저자인 내가 입을 열었다. '간단히 책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이 책은 모두 12장 230쪽입니다.- 출판사 사장님께서는 이 분량에 계속 문제를 제기하셨죠. 책이 독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최소한 원고가 500매는.. 더보기
내가 살았던 집에 대한 기억 몇살 때인지는 모르겠다. 계속 들으면서 어느새 상상이 심어진 모습일 수도 있다. 마산 상남동의 어느 집, 근처에 과자공장이 있었고, 적당한 크기의 나무가 동네앞에 있었고, 그앞에 도랑이 있었다. 그리고 여섯살땐가 일곱살 땐가 자산동 언덕배기의 집으로 이사갔다. 거긴 기억이 제법 있다. 언덕 쪽으로 창이 뚫린 작은 방과 작은 마루를 통해 이어진 큰방. 그 어느 지점에선가 냄비속의 끓는 물이 뒤집어지면서 동생 명균이가 발등에 화상을 입었다. 그리고 범인가 하는 동네 형들, 이따금 언덕 아랫길로 산너머 화장터로 향하는 시신이 지게에 실려 갔었다. 어떤 누나의 종아리를 만져서 맞았던 빨래터도 기억이 난다. 그때 난 스타킹이 신기했던 것 같다. 그당시에는 국민학교였다. 마산 산호동의 합포국민학교 입학 하기 전에 .. 더보기
잠자는 아파트 깨우기 제가 사는 아파트는 20층 건물이고 저는 18층에 삽니다. 부산 해운대의 주상복합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보면서 당연히 가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3~4층 쯤에서 불이나 순식간에 20층까지 번저버리는 장면을. 물론 화재에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는 황금색 외장재 알류미늄 패널을 이곳에서는 두르지 않고 있고, 발코니가 아예 없는 주상복합과는 달리 이곳엔 발코니가 있지만, 이곳엔 알루미늄 패널 이상의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연 불이 났을 때 제가 제 가족들을 잘 이끌고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선, 이곳 18층은 소방용 고가사다리차가 최대한 미칠 수 있다는 15층을 넘어섭니다. 심지어 15층 이상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끔찍합.. 더보기
오도엽의 르포 역시 그는 라이터 돌이었다. 뜨거웠다. 처음부터. 나까지 뜨거워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단번에 뜨거워져버렸다. 10월 6일 밤 7시에 서울 인사동의 한 주점에서 뜨거운 르포작가 오도엽과 시작된 술자리 담화는 8시 반 정도까지 진행된 게 거의 다였다. 그 뒤는 이 자리 저 자리 옮기면서 술이 술을 먹고, 술이 나를 먹어버린 시간이었다. 아쉬웠지만, 사실 오도엽은 한 시간 안에 자신의 르포 이야기를 다 해버렸다. 작가는 이소선 여사와 꼬박 1년 넘게 붙어살면서 여사의 전기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를 2년 전에 냈다. 그리고 올 초에는 노동현장 르포 '밥과 장미'를 냈다. 물이 오른 것이다. 게다가 오도엽은 올 연말에 책을 한 권 더 낼 거고, 내년에는 60~70년대 여성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역작을 내겠다.. 더보기
김순천 작가가 말한 요즘 르포문학 사실을 문학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이라고 해서 기록문학, 보고문학이라고도 불리는 것이 르포문학이다. 서울의 김순천 작가는 르포문학에 중심을 둔 몇 안 되는 한국의 작가이자, 공동르포 작업을 통해 르포문학을 담당할 후진을 기르고 저변을 확대하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2010년 10월 2일 오늘 오후, 김순천 작가와 통화했다. 2008년 11월 중국의 르포문학에 대해 동행취재한 이후 근 2년 만이었다. 그사이 한국 르포문학의 변화한 움직임을 듣는다는 목적이었다. "요즘 뭐하세요?"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전기를 마무리짓는다고 눈코 뜰 새 없어요. 오늘까지 원고를 넘기기로 했거든요. 예정했던 출판시기가 미뤄져서 이제야 책을 내게 됐어요." "그사이 책 내신 건 없습니까?" "작년에 동녘에서 를 냈죠. 저 혼자 썼.. 더보기
아파트키드의 해방 처음엔 늘상 노는 모습이었다. 아니, 그렇게 아파트 거실에서 놀다가 아빠에게 꾸지람듣던 모습이었다. 막상 찍긴 했지만, 아래층 분들에게 미안함이 앞선다. "죄송합니다~ 사실, 아빠인 저는 아이들이 이렇게 노는 걸 가만히 내버려두진 않습니다." 그래도, 점점 세게 뛰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 부랴부랴 데리고 나갔다. 조금 멀지만, 애들을 차에 태워서 김해 진영읍의 널찍한 공설운동장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이렇게 뛰어놀았다. 더보기
아파트의 매력 - 통하는 이웃 통하는 정보 아파트에는 흔히 언급되지 않는 의외의 현실적인 매력이 있다. 살림살이가 비슷한 이웃끼리 모이기 쉽고, 그래서 수준에 맞는 생활정보 교육정보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 통하는 이웃끼리 정보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단지, 같은 동에 살고 있으니 대충 살림살이가 비슷한 이웃끼리 모이기 쉽다는 점은 누구나 알만 한 사실이다. 그래서 '끼리끼리 문화'와 '동류의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앞서 진주의 윤연갑 씨 부부에게서 들은 바 있다. 그들은 툭 터놓고 이렇게 말했었다. "요즘 들어서는 솔직히 사정이 비슷한 사람들이 편해요. 직업이나, 경제력이나... 이야기도 통하고, 서로서로 이해가 빠르고 쉽죠." "그런데 격차가 있으면 이게 불편할 때가 많아요. 일이 합리적으로 해결되거나 기.. 더보기
아파트의 매력 사람들은 흔히 '집구석'이라는 말을 쓴다. 열흘 넘게 해외여행을 갔다와서 이렇게 말한다. "역시 내 집구석만큼 편한 데가 없어!" 내집만큼 편한 데가 없다는 말인데, 여기엔 좀 더 생각하면 흥미로운 근거가 있다. 왜 집구석이라고 할까? 비빌 구석, 기댈 구석, 누울 구석... 내 집안에는 그만큼 내 몸 편하게 의지할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파트에는 그런 구석이 있을까? 물론, 아파트는 예전 단독주택 만큼의 은밀한 구석이 적다. 어릴 때 내몸 숨겨 은밀한 짓거리를 가능하게 했던 다락방, 비올 때 볕들 때 그대로 낭만의 자리가 됐던 툇마루, 숨바꼭질 하면 단골 은신처였던 장독대나 뒤켠... 그런 곳이 아파트에는 없다. 아파트 안에서도 베란다 같은 곳을 나름대로 꾸미긴 하지만, 구석을 연상하게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