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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의 소통-기사 속의 대화체

문득, 제가 기사 속에 쓰는 대화체의 특징이 궁금해졌습니다.
2009~2010년 2년간의 공백기가 변화를 가져온 모양입니다.
그 전에 저는 사회부 때나, 정치부 경제부 때나, 심지어 문체가 많이 다른 문화부에 있을 때도 일률적이었습니다.
이런 식이죠.
이 관계자는 "0000000"며 "000000"라고 밝혔다. 또 어떤 관계자는 "000000"면서도 "0000000"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취재원이 한 말의 요지를 대략 두세문장으로 나누고, ~며, ~라며, ~면서도 등으로 순환 혹은 역접 관계를 생각해 문장을 연결시키는 거죠. 그냥 쌍따옴표 한번으로 대화를 요약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나고 최근 1~2주 사이에 저는 무심결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랬다.
"맞습니다. 물론 전제가 있긴 하지만요. 이 전제만 만족된다면 다음 회의에서 정식으로 제안할 계획입니다."
물론, 그 전의 방법과 병행해서지요. 그 전 문화부 여행기사 속에서도 가끔 이렇게 쓰긴 했지만, 지금처럼 자주 쓰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기자들은 어떤지 궁금해졌습니다. 또 다른 신문은 어떤지도요.

우선, 오늘은 한국에서 가장 발생부수가 많다는 조선일보의 면별, 분야별 기사 속의 대화체를 봤습니다.
2011년 1월 21(금)일자 1면 톱 '북, 군사회담 제의' 기사입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의제로 하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에 나갈 것"이라며 "이런 방향을 확인하기 위한 예비회담을 북한에 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별다르지 않죠. 다음은 6면 정치면 톱 '서울지역 한나라 의원 73% "오세훈의 '반무상급식 주민투표' 적극 지지"' 기사입니다.
'반면 강북 지역의 한 의원은 "솔직히 난감하다. 시장이 주민투표를 추진한다니까 안 도와줄 순 없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듯이 무상급식이 이슈로 부각되면 내년 총선에서도 우리가 이로울 건 없다"고 했다.
둘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쌍다옴표 안에 답변 요지를 몰아 넣었죠. 이건 도민일보 기사 속에서도 가끔 등장하지만, 저는 많이 쓰지 않았던 방법입니다.
이런 식의 문장이 11면 사회면 속 '사람과 이야기' 기사에서는 달라집니다. "내가 캔 산삼 10%는 소아암 환자들의 것"이라는 기사입니다.
"도호야 잘 지냈니?" 어머니가 "산삼 아저씨야"라고 달래자 송군은 방긋 웃었다. "항암치료 받느라 박박 밀어 머리가 새파란 아이의 맑은 눈이 제 가슴을 쳤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산삼을 공짜로 주고 왔어요."
앞의 1면이나 정치면 기사와 같은 형식의 대화체가 없진 않지만, 이렇게 표현 그대로 경어체로 옮기는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르포 기사라 현장감을 살리는 거겠죠.
아마, 요즘 제가 무심결에 구사하는 형식이 이런 문장을 보거나 쓴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문화면에 가면 변화가 더 심할 것 같은데, 22면 '어떻게 저 얼굴로 그런 못된 연기를...' 기사를 봤습니다.
19일 오전 드림하이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내 안에도 이런 못된 성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처음엔 어울리지 않을 거라던 사람들도 '원래 그런 성격 아니냐'고 말할 정도가 됐다"고 했다. ... "'방금 표정 정말 좋았다', '이렇게 연기하면 어떨까'라며 조언을 해줘요. 이기고 지는 경쟁이 아니라 모두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하죠."
역시 두 형식을 병행하는군요.
다른 건 없었습니다. 문화면 전체를 봐도, 이어진 스포츠면이나 사설이나, 경제면을 봐도 대부분의 경우 ~다 식의 요약형 언급을 한쌍 혹은 두쌍의 쌍따옴표 안에 넣어 썼습니다. 사회면 문화면 속의 ~습니다 식으로 말한 그대로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적절하게 병행한다' 정도로 오늘 하루 조선일보 기사 속 대화체를 본 결론을 내렸습니다.
짧게 봐도 인상적인 점은 제목이나 기사 속이나, 띄워 쓰기 맞춤법을 어기는 경우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 저나 제가 본 다른 기사의 경우에는 급할 때, 혹은 그래야 어감이 산다 싶을 때, '속도경쟁' 식으로 붙여 쓰 버리거든요. 제대로 쓰면 물론 '속도 경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