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는 흔히 언급되지 않는 의외의 현실적인 매력이 있다.
살림살이가 비슷한 이웃끼리 모이기 쉽고, 그래서 수준에 맞는 생활정보 교육정보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 통하는 이웃끼리 정보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단지, 같은 동에 살고 있으니 대충 살림살이가 비슷한 이웃끼리 모이기 쉽다는 점은 누구나 알만 한 사실이다. 그래서 '끼리끼리 문화'와 '동류의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앞서 진주의 윤연갑 씨 부부에게서 들은 바 있다.
그들은 툭 터놓고 이렇게 말했었다.
"요즘 들어서는 솔직히 사정이 비슷한 사람들이 편해요. 직업이나, 경제력이나... 이야기도 통하고, 서로서로 이해가 빠르고 쉽죠."
"그런데 격차가 있으면 이게 불편할 때가 많아요. 일이 합리적으로 해결되거나 기본적의 예의가 전제되지 않을 때가 생기죠. 뭔가 새로운 정보를 이야기하려 해도 괜히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일까.
"왜 사정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잘 통하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애들 교육 이야기나 재테크 같은 정보를 훨씬 쉽게 교류할 수 있죠. 특히 애들 학년이 비슷하면 주부들끼리 모이기가 훨씬 쉬워요."
그래서 주거 밀도가 높은 대단위 아파트일수록 주민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정보가 교환된다.
그중에서도 사교육과 재테크 부문의 정보는 곧바로 해당 아파트의 경쟁력이 된다.
창원 반림동의 김모씨는 40대 후반으로, 소단위 아파트에 살다가 몇년 전 대단위로 옮겼다. 각각 경험한 사교육 정보의 수준 차이는 현저했다.
"정보의 양도 양이지만, 지금 사는 곳에서는 오고가는 정보가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에요. 학원정보에서부터 과외선생, 조기유학 정보에다 서울의 기숙학원 정보까지 하루가 달라요."
이 글이 활자화된 시간에는 당연히 또다른 차원의 정보가 오갈 것이다.
창원 상남동의 주부 이모 씨와 남모 씨는 각각 40대 중 초반이지만, 이야기의 요지는 통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주로 애들 학교에서 만난 주부들이 많아요. 주로 애들 교육 이야기를 하죠. 학원 정보나 과외 선생들 얘기, 영어연수 코스 같은 것들요. 정보를 듣고 놀랄 때가 많은 걸 보면 요즘 세상이 빠르긴 빨라요."
"어떤 주부가 자기 애를 상대로 매일 3시간 씩 영어트레이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어요. 교육 이야기는 정보가 되지만 아무래도 스트레스에요. 먹을 것 입을 것 줄여가면서 공부시킨다는 주부들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