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아파트 이야기를 써오면서도,
남 일인줄 알았죠.
창원 동읍, 들판 한 가운데 훤출하게 선,
이 아파트에 산 지 4년이 넘었어도,
주인댁은 이래라저래라 잔소리 한번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쭈욱 가는 줄 알았죠.
3~4일 전이었나요.
뭐, 무작정 비우란 말은 아니었습니다.
주인댁은 "집을 팔았으면 좋겠다"고 했죠.
"개인 사정 상, 그 집을 계속 소유하고 있을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집을 사지 않는 이상,
집을 비워야 하니,
어쩌면 그 말이 그 말이죠.
전세를 구해서 이사를 갈지,
주인댁 희망대로 이 집을 사야 할 지 결정을 해야 하는 거죠.
집을 산다는 것...
이게 어디 쉽나요?
돈도 돈이지만, 앞으로 계속 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래서,
꾸역꾸역 주변 아파트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세 난 곳이 있는지 한 이틀 뒤졌죠.
이 아파트는 물론, 서광 신우 거림 원창 등등등...
전세, 귀하더군요.
전세값은 이 집에 이사올 때인 4년 전보다 딱 2배더군요.
지금은 서로 곤란하게 됐지만,
그간 전세 한번 올려달란 말 없었던 주인댁이 고마웠습니다.
아파트 주변의 몇몇 부동산중개소에 연락처를 남기고 왔죠.
전세 나면 연락 달라구요.
그런데,
제가 아파트만 봤겠습니까.
틈날 때마다 구석구석 살펴봤던 촌동네 노인들 주로 사는 단독주택들도
다시 기웃기웃 했죠.
마누라와 합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왜, 제가 <아파트키드 득구>에서 언급했듯이,
마누라는 단독은 아예 NO 죠.
치안문제, 냉난방문제, 집수선문제, 끝도 없이 그 이유를 댑니다.
뭐, 사실 이건 요즘 젊은 부부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죠.
이웃마을 용잠본동의 땅콩집도 다시 가봤고, 신방, 용잠, 덕산까지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평소엔,
넓은 농가 마당이 휑하니 빈 모습이 그렇게 쓸쓸했었는데,
이번엔 부럽더군요.
이 기회에,
저런 집에서
아이들 뛰어놀며 고래고래 고함지르는 모습
보면서 살고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참, 철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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