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난과 재난대비

2012년 마산 해양신도시 매립 확정

해양신도시 면적·위치·형태따라 마산지역 미래가
[마산 해양 신도시 알고 결정하자] (상) 해양신도시 기본계획과 핵심 쟁점
2012년 03월 05일 (월)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오는 7일 창원시의원들은 큰 결정을 하게 된다.

본회의에 계류 중인 '마산해양신도시 건설협약 변경안'이 이날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55명의 의원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창원시는 곧바로 마산만 한 가운데를 63만㎡가량 매립하는 공사를 시작하게 된다. 해양신도시 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반면, 의원들이 반대하거나 보류하게 되면 핵심 쟁점인 매립면적과 형태,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논의가 연장된다.

이는 마산지역의 명운이 걸린 결정이다. 창원시가 3500억 원 이상을 들이는 거대사업일뿐더러, 사업방향에 따라 마산 원도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경남도민일보>는 7일 시의회 결정을 앞두고 "창원시의원들이 이 문제를 명확하게 알고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을 3회 연재한다.

 

◇해양신도시 기본 내용과 쟁점 = 결정 전에 창원시의원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먼저 기본적인 내용으로 매립 면적과 형태, 위치다. 창원시 계획은 이미 나와 있다. 매립 면적은 63만㎡이고, 현 마산항 서항부두와 제1부두 앞쪽 돝섬 사이를 섬 형태로 매립한다는 안이다. 그림(참고)도 이미 나왔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인 시민대책위는 각각 다른 대책을 내놨다.

우선, 매립 면적은 항로 준설량을 적게 하면 더욱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전 매립면적 112만㎡를 절반 가까이 줄인 사례를 근거로 든다. 매립 형태도 환경·비용·경관 모든 측면에서 섬 형태보다는 육지에 붙이는 형태를 선호한다. 서항부두 옆 SK저유소 쪽 육지에 붙여 매립하는 방안이나, 준설토로 해안에 갯벌을 조성하자고 한다.

해양신도시 문제의 핵심은 이 차이에 있다. 왜 차이가 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결정 전에 창원시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창원시 해양개발사업소가 제시한 마산해양신도시 전경사진. 노란 선이 섬형 매립지다. /창원시

 

 

우선, 매립 면적 부분이다.

앞선 설명대로 창원시와 국토해양부는 더 크고, 많은 컨테이너선을 마산항에 유치하기 위해 부도와 수도 등 마산항 입구 수심을 12.5m까지 파내기로(준설) 지난해 합의했다.

"일반적인 기상 상황의 경우 3만t급 선박의 통행 수심이 11.5m 정도면 되지만, 물이 빠지는 간조 때나 악천후일 때의 여유고를 고려해 12.5m가 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래서 생기는 준설토를 버리려면 마산만 안쪽에 63만㎡의 투기장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했다.

반면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3만t급 컨테이너선 통과를 위해 항로수심을 11.5m로 준설해도 충분하고, 이럴 경우 준설량도 2380㎥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흘수(만선 때 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 10.5m에 여유수심 1m를 더해 11.5m면 배가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심 11.5m와 12.5m 사이에서 조정의 여지가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허정도 전 해양신도시 조정위원장은 이 논란 자체가 의미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은 마산항 물동량이 증가한다는 보장이 돼야 의미가 있다. 가포신항 운영사인 (주)아이포트는 2012년 예상물동량을 15만6000TEU(TEU:컨테이너선 적재단위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나타낸다)라는 자료를 제시했다. 그런데 작년 마산항 전체 물동량은 1만TEU에 불과했다. 물동량 현실이 이런데 항로준설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가?"

가포신항에 맞춰 마산항 입구 항로를 준설하더라도, 이제는 현실에 맞춰 수심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다음은 매립 형태 문제다.

우선, 창원시는 현 신포매립지 마산항제2부두와 해운동 서항부두를 기준으로, 그 사이 앞바다에 63만㎡ 섬형 매립을 한다는 계획을 냈다. 해양개발사업소 이수환 소장은 "당초부터 매립 계획이 만조와 집중호우에 대비해 기존부두에 폭30~50m의 간선수로를 설치해 침수와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섬 형으로 계획됐다. 재해예방용 간선수로를 따로 설치하면 1000억 원 정도의 별도 사업비가 든다"며 불가피함을 전했다.

하지만 시민대책위 측은 항로준설 수심이 조정되면 준설토 양이 대량 줄기 때문에 매립 자체를 하지 않거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매립면적을 줄여 위치를 조정하거나, 인공갯벌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이 7일 수요일, 창원시의원들의 마산해양신도시 협약변경안 결정 여부에 달렸다.

 

   
 

 

 

 

-3월 6일 자 데스크칼럼

7일 창원시의원들이 마산해양신도시 협약변경안을 심의한다.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사업이 결정되거나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마산의 미래, 나아가 창원의 미래를 좌우할 이 문제를 두고 고심할 의원들을 위해 그간 기자가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비교 근거는 사업시행 측인 창원시와 국토해양부, 현대산업개발과 가포신항 운영사인 마산아이포트(주), 또 반대 측인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등 시민대책위가 제공했다.

55명의 창원시의원 과반수가 해양신도시 협약변경안에 찬성하면 진행 중인 가포신항 개장 준비작업과 바다매립을 통한 해양신도시 조성 사업은 본격화한다. 해양신도시 토지이용계획이라는 협의절차가 남아있지만, 마산만에는 항로준설과 함께 63만㎡ 해양신도시 호안조성 작업이 시작된다.

이 경우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이미 지연된 가포신항 개장을 최대한 앞당긴다. 그에 따라 논란 중인 창원시 사업지연 손실금 부담도 준다. 몇 년 뒤 이야기긴 하지만, 해양신도시라는 도시 가용부지도 확보하게 되고, 그간 행정당국이 내세운 해안수로라는 마산만 방재개념도 실현된다. 정부가 약속한 만큼 현 서항부두와 마산항1부두를 국비로 친수공간으로 전환시키게 된다.

결정했을 경우 단점은 뭘까. 항로준설과 가포신항 개장 등 일부 국비조달 사업 외 준설토투기장 조성이나 해양신도시 조성 등에 들어가는 3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사업비 조달문제가 현실로 나타난다. 이후 가포신항과 신도시 분양대금 등을 고려해도 2000억 원 이상의 창원시 조달경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문제는 시의 공익개발 약속에도 해양신도시 상업개발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는 원인이다. 대금을 받아 사업비로 써야 하는 시 입장에서는 신도시 일부라도 비즈니스벨트 등으로 분양할 수밖에 없고, 이는 그렇지 않아도 낙후한 마산 원도심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또, 해양신도시가 마산만 경관이나 환경적 측면, 심지어 행정이 내세우는 태풍 때의 방재기능 측면조차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따른다.

다음은 7일 시의원들이 그 반대의 결정을 할 경우다. 협약변경안을 반대할 가능성은 낮고, 심의를 보류할 가능성은 그보다 높다. 이 경우 장점은 여전히 논란과 변수로 가득 찬 해양신도시 사업을 기정사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책위 측 주장대로 마산만 매립면적 축소와 매립지 위치 조정의 여지를 더 살필 수 있다. 수천억 원의 시 예산 투입 위험 또한 유보된다. 항만물동량 측면에서 불투명한 요인밖에 없는 가포신항 전망과 기능에 대해서도 다시 살필 수 있다. 시민대책위 측이 10년 넘게 사업을 반대해온 주된 이유 즉, 마산만 생태환경과 경관보호 또한 더욱 비중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단점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막대한 사업비 투입 위험은 줄어들지만, 이는 매년 늘어날 사업지연 손실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산아이포트 측은 심지어 가포신항 사업의 전면 중단이나 폐기에 따른 손실부담금 이야기까지도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 창원시 또한 이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

   
 

취재 결과, 가포신항을 예정대로 개장하고, 문제의 마산만 매립면적을 축소하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일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됐다. 국토부가 부산신항 확대 예정지인 창원시 진해구 웅동지구에 마산항 항로준설토를 투기할 장소를 물색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이처럼 마산항 항로준설토 투기장을 분산할 경우, 창원시민 누구나 공감할 대의를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마산해양신도시 불합리한 진행… 원도심·환경은 뒷전
운영사 역대대표, 옛 해양부 출신…시, 토지이용 입장 뒤집어
2012년 03월 07일 (수)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마산 가포신항 개발과 해양신도시 조성 논의가 얼마나 불합리한 조건 속에서 진행됐는지 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가 속속 드러났다.

가포신항 운영사인 마산아이포트(주) 역대 대표이사가 모두 국토해양부(이전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이라는 점과 당초 신항 개발의 목적이었던 마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근 3년간 줄곧 감소해왔다는 점, 협약변경안 확정 후 협의해서 결정하자던 해양신도시 토지이용계획에 대해 창원시가 이미 윤곽을 잡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진해 안골포에서 흰돌메공원에 이르는 매립지 전경. /이일균 기자  

 

우선 가포신항 운영사인 마산아이포트(주)는 지난 2004년 설립 이후 초대부터 현재 대표이사까지 모두 국토해양부 출신 관료로 확인됐다.

이는 국가항만사업 결정과 진행 권한을 가진 국토해양부가 그곳 고위 관료 출신이 대표로 있는 항만운영사와 이해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는 사업과정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근거다.

초대 나승렬 사장은 마산지방해양항만청장 출신이었고, 2대 이상문 사장은 옛 해양수산부 항만국장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현재 대표인 김형남 사장 또한 옛 해양수산부에서 국장과 해양조사원장을 지낸 고위 관료였다.

또, 가포신항 개발과 해양신도시 조성을 위해 이전 해양수산부와 마산시가 줄곧 내세운 사업목적이 마산항 컨테이너 물량의 증가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3만t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전용부두를 조성하고 항로를 13m 깊이 이상으로 파내야(준설)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마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해마다 줄었다.

마산해양청에 따르면 2009년 한해 1만3482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하나가 1TEU로, 컨테이너선박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였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0년 1만2060TEU로, 급기야 지난해는 7892TEU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마산아이포트가 제시한 예측 자료에는 올해 2012년 컨테이너 물동량이 15만6000TEU까지 예측되기도 했다. 현실을 무시한 황당한 예측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편, 5일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박완수 시장과 관계 공무원이 "해양신도시 토지이용계획이 짜였다"라고 발언한 점은 지금까지 협약변경안 결정 후 토지이용계획을 협의하자던 시 입장과 배치된다.

특히 이수환 해양개발사업소장은 "전체 면적(63만㎡ 매립지) 가운데 복합비즈니스벨트 35%, 공원 45%, 나머지는 도로 등 기타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제시대로 35% 즉, 22만500㎡(7만평)가 비즈니스벨트가 되고 여기에 최소한 250% 용적률이 적용될 경우, 규모나 성격 측면에서 낙후 일로를 걷고 있는 마산 원도심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또다른 근거다.

 

 

마산해양신도시 조성사업 '일단 멈춤'
창원시의회, 동의안 부결…시민대책위 "시간 벌었다"
2012년 03월 08일 (목) 최윤영 기자 cyy@idomin.com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변경 동의안이 창원시의회에서 부결돼 창원시의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창원시의회(의장 김이수)는 7일 제18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실시협약 변경 동의안(이하 마산해양신도시 동의안)'을 비공개로 표결한 끝에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열게 됐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마산해양신도시 동의안 통과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17회 임시회에서 한 차례 보류됐고, 따라서 창원시가 전향적 태도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송순호(왼쪽)·문순규 창원시의원이 7일 열린 제18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마산해양신도시 동의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창원시의회  

그러나 마산해양신도시건설반대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와 반대 의원들은 그동안 창원시 입장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창원시 태도에 변화가 없는 만큼 당장 통과보다는 민·관·학이 해결점을 찾는 공론화된 자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런 분위기 아래서 본회의가 열렸고, 송순호(통합진보당·내서읍) 의원 등은 '보류' 동의안을 내고 찬성 의원들과 뜨거운 찬반 토론을 벌였다.

송순호 의원은 창원시가 매립지 안에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을 세워서 제시하지도 않고 일단 밀어붙이기에 나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두루뭉술하게 복합 비즈니스 센터로 간다고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확하게 밝히고 시의회 의견을 물어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창원시가 나중에 수익성을 고려해 난개발 유혹을 느끼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이수 의장은 보류 여부를 표결에 부쳤고 찬성 26, 반대 28로 2표 차로 부결됐다. 시민대책위 사람들이 앉은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원안인 마산해양신도시 동의안 표결을 남겨둔 시점, 마지막 반대 토론에서 문순규(통합진보당, 양덕1,2동·합성2·구암1,2동·봉암동) 의원은 "마산과 통합 창원시의 미래를 위해 심사숙고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침내 동의안 표결이 시작됐고, 결과는 찬성 24, 반대 30으로 부결이었다. 표결은 무기명 전자투표 방식이었다. 예상보다 반대표가 더 나오자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며 "당분간 시간을 번 만큼 제대로 된 토론의 장을 열어가겠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기고]해양신도시, 지금이라도 최선의 길 찾아야
수동적·중앙종속적인 창원시…도시미래·후손위해 규모 줄여야
2012년 05월 08일 (화) 허정도 전 마산해양신도시 개발방향조정위원장 webmaster@idomin.com

마산해양신도시사업이 오늘 창원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이미 상임위를 통과하였고 집행부의 노력에다 의원들의 피로감까지 겹쳐 통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본회의를 통과하면 마산 앞바다에는 거대하고 괴이한 섬 아닌 섬이 한 개 들어서고 그 이후 누구도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그때 물어올 역사의 질책이 두려워 감히 이 글을 씁니다.

돌이켜 보면,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정부는 기업의 투자확대를 촉진할 목적으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를 만들었습니다. 돈은 벌고 싶었지만 사업의 위험성 때문에 주저하던 건설사들은 이 달콤한 유혹에 혹해 전국 각지에 길을 뚫고 다리를 놓겠다고 나섰습니다. 우리 세금을 연기처럼 없애버리는 마창대교, 거가대교, 김해경전철 등이 이때 계획된 사업이며 마산의 가포신항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의회에 상정되는 해양신도시사업을 두고 창원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사업이 늦어지면 가포신항만 개장이 늦어지고, 그렇게 되면 협약에 의해 사업자 피해를 시가 보상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창원시의 이런 자세는 너무 수동적이며 중앙 종속적입니다. 이유는 다음 두 가지 사실 때문입니다.

 

   
 
 

마산해양신도시안 조감도./경남도민일보DB

 

 

첫째, 가포신항만 타당성을 예측해 사업을 하기로 한 주체는 국토해양부, 즉 정부였습니다. 이 사업은 창원시(옛 마산시) 사업이 아닙니다. 정부가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해 민간 사업자에게 맡긴 겁니다. 하지만, 정부가 큰소리치며 시작한 마산항의 실제 물동량은 예측치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포신항만은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자 애초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관경유착의 토목사업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국토해양부에 있습니다. 이럼에도 국토해양부는 예측치 오류에 대한 변명조차 없습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면 사업변경이라도 해야 할 텐데 "기왕 시작한 사업이니 끝까지 가야하고 그걸 어기면 피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말뿐입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창원시도 이 때문에 가포신항만의 용도폐기안을 제안했습니다만 국토해양부가 국책사업 운운하며 거부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둘째, 마산은 창원 진해와 통합해 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가포신항만이 계획될 당시 마산에는 변변한 산업시설이 없었습니다. 항만 하나라도 생기면 도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할만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통합 창원시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항만을 가진 도시입니다. 세계적인 항만인 부산진해항의 70%가 우리 시의 영역이고 자동차 수출까지 가능한 항만(마산 4, 5부두)도 지닌 항만부자도시입니다. 도시상황이 지금과 같았더라면 가포신항만 조성은 만무했을 겁니다.

세 도시의 통합은 중복 투자를 막고 도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정책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볼 때 가포신항만은 당연히 현 도시에 필요한 용도로 변경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여건이 변하면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지역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옳은 일입니다.

위의 두 이유에서처럼 가포신항만은 경제성도 없고 딱히 필요도 없는 문제투성이 항만입니다. 그런데 저 항만을 위해 바다를 파내고 그 파낸 흙으로 마산 앞바다를 매립하겠다고 합니다. 거대 토목공사로 돈을 쥐려는 목적 외에 아무 유익이 없는 사업입니다.

따라서 창원시가 걱정하는 피해보상금 문제는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엉터리 예측과 딱히 필요도 없는 가포신항만, 이 두 문제의 원인제공자는 정부입니다. 설령 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더라도, 계획부터 잘못된 사업이라면 그 항만을 위해 준설토를 받기로 한 창원시의 의무는 무효입니다. 그것이 상식입니다. 창원시가 저지른 일도 아닌데 마치 우리 잘못처럼 피해보상을 걱정하며 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집행부와 의회,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중앙정부에 책임을 묻고 따져야 합니다. 국민세금이 아니라 자신의 돈이라면 이런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추궁해야 합니다.

   
 

그런 후, 기왕 해 온 사업이라 어쩔 수 없다면 준설 깊이라도 조금 줄여서 해양신도시 규모를 축소해야 합니다. 마산 앞바다를 위해서, 이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후손을 위해서, 그렇게라도 해야 합니다. 저 괴이한 섬이 만들어질 쯤에는 지금의 시장도 의장도 사업을 맡은 기업도 모두 떠나고 속수무책인 시민들만 남을 겁니다. 그때 남아있을 시민을 위해 의원님들이 이 도시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경남도민일보 5월 9일 자 사설

시민단체들의 강경한 반대에도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이 창원시의회에서 통과됐다. 어제 오후 2시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실시협약 변경동의안'이 의회에 상정돼 찬성 31, 반대 24로 가결된 것이다. 시민단체 반발에도 창원시가 사업을 강행하려는 해양신도시 사업은 가포신항 건설사업에서 비롯됐다. 대형선박 진입을 위해 마산만 입구를 파내고, 가포신항을 개장해 마산항을 활성화하고, 준설과정에서 나온 흙으로 섬을 만들어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 반대이유는 가포신항의 필요성·효용성 문제였다. 이미 진해신항이 있어 중복투자이고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신항사업은 특수목적법인 형태의 최소운영수익보장 사업이므로 앞으로 14년간 최대 1600억 원을 보전해줘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섬형의 신도시 조성으로 말미암은 경관훼손과 침수피해 발생, 수질오염도 우려하고 있다.

창원시 주장은 달랐다. 가포신항사업은 정부 예산사업이므로, 포기하면 소송을 통해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2013년 1월까지 가포신항을 개장 못하면 연 100억 원가량 지연배상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산항 물동량에서 대형화물이 꾸준히 늘고 있고, 섬형태로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폭우 등에 대한 대비라고 주장했다.

반대에도 결국 해양신도시 사업이 승인되었다. 매립으로 편할 날이 없었던 마산만에 63만㎡의 거대한 섬이 또 들어서게 된다. 경제성도 효용성도 없다고 지적되어 왔던, 마산만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던 사업이 추진된다. 4500억 원 규모의 사업이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통과된 것은 혈세 낭비이다. 이번 결정은 지역 이기적 입장, 소속 정당에 따른 정치적 입장, 시간이 촉박하다는 견해 등이 골고루 작용한 결과이다.

창원시는 이때까지의 진행과정처럼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사업을 반대했던 시민단체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창원시는 마산해양신도시 사업 자문위원회 등에서 시민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단순히 터의 용도만이 아니라, 그간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왔던 사업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 경관 훼손, 침수 피해, 구도심 상권 악영향, 수질 오염 등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