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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여행

백두대간에 슬쩍 끼어든 '어리버리'

20218월 친구 최경현과 함께 시작한 백두대간 주요 지점 등산.

다음은 그해 12월 남덕유산 등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날 등산은 다른 친구들과 했지만, 남덕유산 특유의 설경은 어김없었습니다.

거기다 거센 바람에 눈발까지 날려 경치는 환상적이었습니다.

2021년 12월 남덕유산의 설경.

 

 

그때 풍경은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몇 겹으로 껴입은 두꺼운 옷에 아이젠까지 찬 무거운 등산화, 끝없이 내리는 눈에 바람까지.

최악의 날씨는 최고의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 건강검진 후유증으로 빠진 저 외에 고교 친구 둘, 대학친구 하나까지 최경현팀 셋이서 같은 구간 등산에 나섰습니다.

그때 하산길에 길을 잃어 죽도록 고생을 했다더군요.

숙소를 겨우 찾아오니 시간이 밤 9시 가까이 됐다고 했습니다.

최경현팀의 백두대간 합류 첫 등산날 호된 신고식을 치른 거죠.

그래선지, 그 뒤에 이 등산팀 팀명이 어리버리로 정해졌다죠.

2021년 12월 남덕유산의 설경

 

 

다음달인 20222, 저까지 포함한 어리버리팀 백두대간 등산이 가야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야산은 비록 백두대간 구간은 아니지만, 지리산에서 백두산으로 이어지는 산맥 흐름을 읽고 따라가는데 한 치의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곳이 만물상구간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지리산이나 덕유산에서는 많지 않았던 기암괴석들이 산을 따라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2022년 2월 가야산 칠불봉 정상을 찍은 어리버리팀원들.

 

 

하룻밤을 가야산 자락에서 잔 뒤에,

성주와 고령에서 감상했던 유적들, 특히 고령 대가야의 흔적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경치에 넋을 놓았던지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리긴 했지만.

어리버리팀 이름이 무색하지 않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