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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술에 대해선 뭐라고 했지?

흔히 술이 문제라고 하지요.

 

뭐,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결국은 술이 문제고, 입이 문제입니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시면 입이 가벼워지니 더 큰 문제지요. 인간관계에서 화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논어에서는 술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요?


궁금하지 않습니까.


 

술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습니다만, 오늘 실을 9편 자한과 10편 향당에 세 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아가서는 공경을 섬기는 것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는 것상을 당했을 때 감히

 

힘쓰지 아니함이 없는 것술주정하지 않는 것내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아, 술에 대한 언급이 술주정 즉, 酒困으로 먼저 나오는군요.


썩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10편을 보죠.



비록 술이 정해진 양은 없었으나 어지러울 정도에 이르지 않았고, 파는 술과 저자의

 

포는 드시지 않았다.‘


앞구절은 이해가 가는데 뒷구절은 무슨 말이죠?

 

별도의 해석은 없습니다.

 

그만큼 절주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인간관계 측면에서 술이 가지는 긍정적 의미가 없지 않지만, 이 부분 역시 인색한 평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을 사람들과 술을 마실 때, 어른이 나가면 그제야 나가셨다.’

 

이때는 그것이 술이 됐든, 음식이 됐든 마찬가지겠지요.

 

술의 관점이라기 보다 예의의 관점이 아닐까 합니다.

 

 

왜 갑자기 술 이야기냐구요?

 

하지 않을 수 없죠. 술과 인간관계, 불가분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7편 술이의 의미는 술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7편 술이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술 따라 적다, 설명하다. , 몰래, 슬며시)

 

받아서 적되 짓지는 않으며 옛것을 믿고 좋아하니 슬며시 나를 저 노팽에나 견줄까?

 

공자가 자신을 낮추어서 말한 것이다. 옛것의 참뜻을 모른다면 과연 오늘날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그래서 역사를 아는 것은 공부의 기본이고 필요조건이다.

 

 

默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알다 새기다. , 싫어하다 싫증내

 

, , 가르치다 보이다. , 게으르다)

 

말없이 마음에 새겨두는 것, 배우면서 싫증내지 않는 것, 남을 가르치는 일에 게으르

 

지 않는 것, 이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는가?

 

 

틈틈이 강조되는 배우는 자의 자세입니다.

 

 

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 익히다 해석하다. ,

 

옮기다.)

 

덕을 닦지 않는 것, 배운 것을 익히지 않는 것, 올바름을 듣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

 

는 것, 좋지 못한 것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런 것들이 내 걱정이다.

 

 

공자의 공부와 실천은 늘 周公을 배우고 따르는 일이었다. 주공이 이룩한 문화 혁명

 

을 다시금 이룩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주공이 꿈에서 나타나 힘을 북돋아주거나

 

일깨움을 주기도 하였다. ...주공을 꿈에서 뵙지 못한 게 오래되었다는 말은 공자가

 

자신의 사상을 펼칠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遊於藝 (, 의거하다 근거하다. , 놀다)

 

도에 뜻을 두고, 덕에 바탕을 두며, 어짊에 기대고, 예술에서 놀아라

 

말린 고기 한 묶음 이상을 들고 스스로 찾아온 이라면 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

 

공자가 노나라의 재상이 되었을 때, 조정에 들어간지 이레째에 소정묘를 베어 죽였다.

 

...결국 공자는 이 일이 있고 난 뒤에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유랑하였다. ...“내가 재

 

상 자리에 앉기 전에 몇 해 동안 먼저 역을 배웠더라면 그런 큰 허물은 없었을 텐데

 

공자는 그렇게 늘그막에 역을 좋아하여 가죽끈이 세 번이나 떨어질 정도로(韋編三絶)

 

역을 읽었다고 한다.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 평평하다 너그럽다. , 쓸어버리다. , 친척 슬

 

퍼하다 조바심내다)

 

군자는 너그럽게 툭 트였으나 소인은 갈수록 조바심을 낸다. 군자대로행.

 

 

 

8편 태백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戰戰전전, 몸을 떨며 두려워하는 모양. 兢兢긍긍, 소심

 

해서 삼가고 두려워하는 모양. , 서다. , 밟다 걷다)

 

 

子曰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 (使, 하여금 시키다. , 말미암다 따르다.)

 

백성들에게 그 길을 따라가게 할 수는 있으나 알게 할 수는 없다.

 

 

역자인 정천구 교수는 백성들의 자질이나 능력을 의심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처지가

 

그러했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받아들이기에는 어쩐지 석연찮습니다.

 

 

 

9편 자한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 말라! 없다.)

 

스승께서 네 가지를 끊으셨으니, 미리 헤아리는 일이 없고,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없고, 굳이 버티는 일이 없고, 내로라 함이 없었다.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 감히. 酒困주곤,

 

술버릇.)

 

나아가서는 공경을 섬기는 것,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는 것, 상을 당했을 때 감히

 

힘쓰지 아니함이 없는 것, 술주정하지 않는 것, 내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 여기서도 술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역시 술을 미화한 관점은 아닙니다. 술주정 즉, 酒困이라 했습니다.

 

술이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2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10편 향당

 

鄕黨

 

자기가 태어났거나 자란 시골마을, 마을 사람들. 당은 500가구로 이루어진 마을,

 

25개의 당으로 이루어진 단위.

 

 

唯酒無量 不及亂 沽酒市脯 不食 (, 오직, 비록~하더라도. , 미치다 이르다.

 

, 팔다 술을 팔다. , 말린 고기)

 

비록 술이 정해진 양은 없었으나 어지러울 정도에 이르지 않았고, 파는 술과 저자의

 

포는 드시지 않았다.

 

 

鄕人飮酒 杖者出 其出矣 (, 지팡이 노인)

 

마을 사람들과 술을 마실 때, 어른이 나가면 그제야 나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