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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지방식민지 독립선언-2 저자인 강준만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에 주문합니다. "지자체여, 지방자치를 위해 정부와 통계 전쟁에 나서라" "말로만 고통받는다 하지 마시고, 지방의 낙후로 인해 각 분야에서 발생하는 국가적 차원의 손실을 통계화해서 장기적으로 발표하라. ...지방에도 수많은 대학과 연구소와 언론과 인력이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여, 관변단체에 쓸 돈 좀 아껴 '통계 의제설정'에 좀 쓰시라. 관변단체에 돈을 써도 좋으니 제발 지방의 고통을 통계로 포착하는 관변단체를 육성하시라."중앙정부에 예속된 지자체 문제, 나아가 중앙의 식민지화하는 지방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의제화하자는 주문입니다.- 238쪽 #개천 미꾸라지를 모멸하는 '개천에서 용 나는' 모델경남도 홍준표 지사의 정책이 소개된 부분이 있네요.. 더보기
지방식민지 독립선언-1 지방식민지라.... 처음엔 저자인 강준만 교수의 과장된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마침 1장(왜 지방은 내부식민지가 되었는가) 34쪽 '식민지라는 말이 끔찍하다고?'에 설명이 나오네요.1970년대 남미에서 종속이론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이론으로 마누엘 카스텔이 중남미의 도시화를 종속적 도시화로 개념지었다는군요. 남미에서 생산된 잉여가치를 착취하는 과정에서 잉여가치의 송출구 역할을 했다는 거죠. 갸우뚱...한 장 넘겨 최장집 교수와 강준만 교수의 논리를 읽으니 좀 더 다가오네요."중앙-지방 관계를 사회전체의 문제가 놓여있는 근본적인 모순의 소재로 인식할 때 하나의 단일한 요인을 통하여 전체 문제를 풀려고 하는 도식화나 환원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 최장집"과연 우리 현실이 지역모순이라는 하나의 단일한 .. 더보기
악마의 글쓰기 문학평론가 김윤식의 창작집 (1957)의 후기에서 작가는 이렇게 썼다. '이 두 작품을 쓸 무렵의 처참한 심정이 되살아나서 며칠은 꿈까지 좋지 않았다. 잊어버리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작품들이었다. 이 작품들을 쓸 때 나는 악마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고발의식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의외로 나는 독자로부터 고발에 대한 갈채보다는 동정을 받았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사회에 대한 고발이기엔 너무도 절박하고 처연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작가의 글쓰기가 아니라 악마의 글쓰기, 곧 소설이자 동시에 소월 초월이었음에서 말미암았다....는 (내용대로)을 일어로 읽을 줄 아는 진영이 아들을 잃고 쓴 소설이다. 진영으로 하여금 성당과 법당을 싸잡아 비판케 한 것도 이 책이었다. 이 책이 아니었던들, ..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군자불기 화이부동 논어 2편 위정에서 이렇게 일렀죠. 君子不器 한정된 그릇이 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문가, 전문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는 ~한 사람이야, 내 스타일은 ~해 하지 말 라는 것입니다. 에서 신영복 선생은 그 근거를 이렇게 제시했죠. ‘그릇이란 각기 그 용도가 정해져서 서로 통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 ... 이 구절은 막 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를 논하면서 바로 이 구를 부정적으 로 읽음으로써 널리 알려졌습니다. 베버의 경우 기는 한마디로 전문성입니다. 바로 이 전문성에 대한 거부가 동양 사회의 비합리성으로 통한다는 것이 베버의 논리입니다. 군자불기를 전문성과 직업적 윤리의 거부로 이해했습니다. ... 우리는 막스 베버의 논 리가 자본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전제하고 그것을 합리화시키는 논리임..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시를 배웠느냐 공자가 백어에게 “시를 배웠느냐”고 물었습니다. 백어가 “아직입니다”라고 대답하니 공자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할 것이 없다” 하 였습니다. 그 뒤 백어가 시를 배웠다 합니다. 다시 공자가 백어에게 “예를 배웠느냐”고 물었습니다. 백어가 “아직입니다” 하고 대답하니 공자는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설 데가 없다” 하였 답니다. 논어 17편 양화에서 공자는 예의는 긴장하게 만들고, 음악은 이완하게 만든다고 했습 니다. 예의는 이성의 영역이고, 음악은 감성의 영역이라는 것이죠. 예의만 있으면 딱 딱해지고, 음악만 있으면 느슨해진다는 것입니다. 마치 직장이나 단체 안에서 개미와 배짱이 같은 거죠. 공자는 시가 이 둘을 잘 조화시킨 것이라 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율격이 있는 언어 로 표현한 것, 그래서 시를 배..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지금 웃는가, 화내는가 지금 웃는가, 화내는가 지금 웃는 사람은 아마 평균적으로도 잘 웃겠죠? 지금 화내는 사람은 그 반대의 경우일 거고요.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화 내는 일에 익숙하죠. 인간관계 측면에서도 웃는 것과 화 내는 것은 영향이 다르겠죠. 웃는 얼굴에 침 못뱉 는다 했고, 화 내는 사람 앞에 웃는 얼굴 하기는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반대의 해석도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를 위로와 격려, 풍요에 사로잡힌 ‘당 뇨병 사회’라고 진단했습니다. 점점 더 달콤한 말에만 익숙해져, 따끔한 질책의 소리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논어를 비롯한 유학에서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설명합니다. “유학에서는 위로를 진통제 혹은 따뜻한 속임수로 봤다. 일시적 효과에 그치는 마사 지라는 거다. 유..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내 갈 길 간다 “니나 잘해라” 흔히 듣는 말이죠. 아닌가요^^ 그렇다면 당신이 없는 자리에서 이럴 지도 모릅니다. “지나 잘하지” 상대를 질책할 때 가장 흔하게 하는 말입니다. 니 할 일이나 잘 하고 난 뒤에 뭔가 다른 원망을 하라는 말입니다. 논어 첫 편이 이렇게 시작됐죠.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13편 자로와 14편 헌문에서도 시종일관 이같은 뜻을 전합니다. “제 몸이 바르면 시키지 않아도 사람들은 하고, 제 몸이 바르지 않으면 시켜도 사람 들은 따르지 않는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걱정 하라." 관계의 기본은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 내 갈 길 제대로 간다는 자세부터 가지라는 거죠. 13편 자로 子路問政 子曰 先之..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조직에서 당신은 개미입니까 배짱이입니까 격세지감입니다. 요즘은 개미보다 배짱이 선호도가 높거든요. 오늘 TV 프로그램 '풀하우스‘에서 이렇게 물었죠. “당신은 조직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개미라고 생각하나요, 배짱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랬더니 13명의 출연자 중 7명이 배짱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배짱이는 아시다시피 일 중심이 아니죠. 인간관계를 중심에 두는 존재입니다. 일을 처리하고 연구하는 시간 보다는, 어슬렁 어슬렁 다니면서 대화하고 웃고 뭔가 나누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죠. 물론 개미는 일 중심입니다. 주어진 일은 빛과 같은 속도로 처리하죠. 뿐만 아니라 앞에 펼쳐질 일도 미리 준비합니다. 그러다보니 관계에는 약하죠. 왜? 일 중심으로 사람을 보니까요. 웃으라고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배짱이에 손든 비율만 봐도 세상 많이 바뀌었습니다. 동..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술에 대해선 뭐라고 했지? 흔히 술이 문제라고 하지요. 뭐,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결국은 술이 문제고, 입이 문제입니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시면 입이 가벼워지니 더 큰 문제지요. 인간관계에서 화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논어에서는 술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요? 궁금하지 않습니까. 술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습니다만, 오늘 실을 9편 자한과 10편 향당에 세 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아가서는 공경을 섬기는 것,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는 것, 상을 당했을 때 감히 힘쓰지 아니함이 없는 것, 술주정하지 않는 것, 내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아, 술에 대한 언급이 술주정 즉, 酒困으로 먼저 나오는군요. 썩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10편을 보죠. ‘비록 술이 정해진 양은 없었으나 어지러울 정도에 이르..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왜 싫은가, 정말 싫어할만한가? 논어에서는 그 사람이 왜 좋은지, 왜 싫은지, 정확히 이유를 알라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정도도, 싫어하는 정도도 분명히 알고 알맞게 표현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되나요? 좋아하는데, 또 싫어하는데 구구절절 이유 달고 하나요? 좋아하는 정도, 싫어하는 정도를 무게 달아서 표현하나요? 어려운 이야기죠. 하지만, 싫어하는 이유는 정말, 분명히 해야겠다 싶네요. 무턱대고 싫어하는 건 아닌 지, 시기심이나 질투에서 시작된 건 아닌지 헤아려봐야 되겠다 싶습니다. 극단적으로, 정말 싫어할 값어치조차 없는 사람에 대해 감정낭비하는 건 아닌지 하는 것도요. 그래선지 논어 5편 公冶長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제 허물을 제대로 보고 안으로 자신을 꾸짖는 자, 내 아직 보지 못했다.” 논어의 5편 공야장과 6편 옹..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누군가가 정말 싫다면 누군가가 정말 싫다면 좋은 사람이 있으면 싫은 사람이 있는 법 아닙니까? 대개 그렇게 생각하시죠. 문제는 싫은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거고, 그 이유가 썩 정당하지 않는 경우죠 뭐. 논어에서 이런 경향을 짚은 구절이 있네요. 4편 리인의 한 구절인데요. 子曰, 惟仁者 能好人 能惡人 (惟유, 생각하다. 오직) 오직 어진 자라야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또 사람을 싫어할 수 있다. 이거 무슨 이야기죠?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이야 당연하지만 문제는 좋아할 대상을 좋아하느냐, 싫어할 대상을 싫어하느냐 라고 합니다. 또 얼마나 좋아할지, 얼마나 싫어할지 정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는지 되묻고 있습니다. 어진 사람, 즉 지혜로운 사람은 대상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유가 정당할뿐더러 감정의 표현 정도도 알맞게 하..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사는 게 정치다 가끔 “정치가 따로 있나”라고 하죠. 사는 게 정치고, 인간관계가 모두 정치라는 의미로 흔히 하는 말입니다. 신기하게 공자의 2편 爲政에 그런 구절이 나옵니다. 공자의 각 편별 제목이 그 내용 을 포괄하는 게 아니지만, 2편은 어느 정도 통하는 제목이기도 하죠. 그 시작입니다. 2편 爲政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而衆星共之 (譬비, 비유하다. 北辰북신, 북극성) 정치는 덕으로써 하는 것이니, 비유하자면 북극성은 제자리를 지키고 주변의 뭇 별들 은 그를 에워싸고 도는 것과 같다. 뭐 그렇게 쉽지 않은 비유이긴 하지만, 어쨌든 제 자리를 지키는 자연스럽고 일상적 인 일이 정치라는 걸 공자는 말했습니다. 이런 말도 했죠.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具格 (恥치, 부끄러워하다. 具格구격, 격.. 더보기
논어 속의 인간관계 - 내 존재가 희미해질 때 논어가 재미있다고?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웃기는 소리지. 그냥 한번 재미있게 읽어보자는 거겠죠. 근데 영 틀린 소리도 아니더라구요. 역서 속에서 신영복 선생이 이런 말을 했죠. 한때 어느 기자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과 를 이 야기했다네요. 두 책이 너무 이질적이라며 기자가 의아해하자, 선생은 두 책이 다 같 이 사회관계를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동질적이라고 답을 했답니다. 그만 큼 논어가 인간관계에 대한 담론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점을 정리한 책이라는 거죠. 재미있나요? 없죠 물론! 근데 재미가 까르르 웃는 것만 재민가요? 자기가 정말 필요해서 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건 재미있잖아요. 인간관계를 예로 들까요? 이것 때문에 사람이 정말 얼마나 마음고생을 합니까. 관계가 뒤.. 더보기
어린 왕자, 그녀 27년 전 봄 진주의 어느 커피숍. 첫 소개팅 자리에 나는 조금 늦었다. 게다가 미리 와 있던 상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10분 쯤 혼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상대를 더 기다리게 했다. 20~30분을 기다리게 한 셈이다. 숱이 많은 머리, 통통한 볼에 눈동자가 또렷했던 그녀에게 나는 인사를 꾸벅 하고는 엉거주춤 얼버무렸다. "늦었네요 이거, 죄송합니다..." 그때 상대가 했던 말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아니에요. 별 상관없었어요." "예?" "책이 재미있어서요." 난 그때 갑자기 차분해졌다. 어이가 없었다고 할까. 그리고는 손 밑에 덮여있던 책 제목을 보았다. 그 책 역시 그래서 잊지 못한다. 조금은 황당했던 그 느낌은 대화하면서 조금씩 옅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어린왕자 이야기 따윈 하지.. 더보기
기자로 산다는 것 안병찬(안깡)...'사실과 진실의 등불을 밝힌다. 이해와 화합의 광장을 넓힌다. 자유와 책임의 참 언론을 구현한다.'비를 비라 하여 타협하지 않고 사상을 밑바닥까지 파고드는 젊은 기자들의 근성은 시사저널의 창간 슬로건 밑에서 하나의 매체 문화를 뿌리를 내려갔다. 김상익...시사저널 편집국 문화와 그것에 감염된 기자들을 규정한다면 고지식함, 이 한 마디 말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 고지식함 때문에 시사저널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 서명숙...신도시 근처에 우후죽순처럼 번지는 러브호텔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을 때였다. 김훈 국장도 이 문제를 다루었다. 주택가나 학교 근처에 '불건전한 러브호텔'이 난립하는 것을 개탄하는 여느 매체들의 준엄하고 도덕적인 사설과는 달리, 그는 갈 곳 없는 '사랑'이 찾는 러브.. 더보기
신영복의 <강의> 정리 1장. 서론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이다. 존재론적 구성 원리는 개별적 존재를 세계의 기본 단위로 인식하고 그 개별적 존재에 실체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관계론적 구성 원리는 개별적 존재가 존재의 궁극적 형식이 아니라는 세계관을 승인한다. 세계의 모든 존재는 관계망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차이보다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많은 관계 그리고 수많은 시공으로 열려 있는 관계가 바로 관계망이다. ...서양 문화의 기본적 구도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종합 명제라는 것이 통설이다. 흄과 칸트의 견해이다. 서양 근대 문명은 유럽 고대의 과학정신과 기독교의 결합이라는 것이다. 과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