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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기획 대학입시 6 - 나는 현행 대학입시 찬성한다

나는 이래서 현 대학입시 찬성한다
[한국교육의 대동맥 대학입시] 창원 용호고 김종승 교사 "특기·적성 정성적 평가"
2012년 08월 20일 (월)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창원 용호고 김종승 교사는 대학입시 전문가다. 인문계 고3 지도부장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와 경남교육청 대학진학전문위원이다. 그는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지난 10일 이 학교 3학년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현행 대학입시제도를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제도다.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방법만 활용하면 그게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내신성적 우수 학생을 뽑는 학생부전형과 논술성적 비중을 높인 논술전형, 내신과 수능성적 외 다른 요인들을 결합한 특별전형과 입학사정관제전형 등 다양한 수시모집 전형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점수만 가지고 대학 가는 시대는 이제 아닙니다. 수시모집 비중이 더 높아지고, 그중에서 입학사정관제전형이 확대됐습니다. 1999년에 경희대가 수시모집을 처음 도입했지만, 재작년까지는 실제로 정시(수학능력시험과 내신성적 전형)를 통한 합격자가 더 많았어요. 작년에는 반반 정도 됐죠. 올해부터는 수시 충원합격자도 다른 대학에 등록하지 못하게 되면서 수시합격자 수가 절반을 넘을 것으로 봅니다. 수시 중심의 입시체제가 된 거죠."

성적 중심의 획일적 전형이 아니라 특기와 적성을 고려한 전형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그의 말.

"수시모집 내에서도 지금까지는 논술전형 비율이 높았어요. 논술은 내신이나 수능성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죠. 하지만, 이제는 입학사정관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요. 내신과 수능성적 같은 정량적 평가가 아닌 정성적 평가를 하는 제도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관련된 여러가지 평가기록들을 위주로 전형합니다."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용호고 김종승 교사가 인터뷰 뒤에 3명의 고3 학생을 소개했다. "이름과 성적, 희망대학을 밝히지 않겠다, 대신 고3 수험생의 심경을 여과없이 전달해줄 학생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한 뒤였다.

3명은 모두 논술과 학생부전형 등의 수시를 준비한다고 했다. "수시 준비 때문에 요즘 반 분위기가 좀 떠있다"고 했고, "논술이든 학생부든 대부분 수능성적 최저요건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들 수능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뒤에 이야기는 점수로 대학 가는 시대가 아니라던 김 교사의 이야기와 달랐다.

보충 질문을 했더니 역시 "수능 준비한다. 수시든 정시든 결국 수능성적이 당락을 결정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교사의 논리는 현실을 단정한 것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의미했을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현행 입시제도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저는 건축학과를 희망해요. 중1 때부터 그랬어요. 지금 입시제도가 나에게는 편해요. 제가 좀 고집이 있는 편이고, 어느 정도 특성을 가지는 애들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고 봐요."

"요즘 정신이 없어요.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겠어요. 가끔 친구와 대화해도 입시 이야기예요. 논술준비 어떻게 하는지, 학원은 어디가 좋은지 정도죠. 지금 입시는 학생의 적성과 특기, 기회를 어느 정도 보장한다고 생각해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대학통합네트워크'를 제안했던 경상대 사회학과 정진상 교수는 저서 〈국립대통합네트워크〉에서 입시제도 변화 주장을 3갈래로 나눴다.

"일시적 개혁은 혼란만 부를 뿐, 점진적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시제도개선론, "개혁은 불가피하다. 다만 대학 자율로 맡기고, 국립대 또한 똑같은 자격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학자율화론(국립대독립법인화론), 그리고 "국가예산으로 국립대와 사립대를 지역별로 통합해 운영하고 신입생 전형을 해야 한다"는 대학평준화론이다.

이를 근거로 보면 김종승 교사의 입장은 맨 앞의 개선론에 해당한다. 고영진 경남교육감의 생각은 경남도민일보 8월 13일 자 4면 내용대로 대학자율화론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