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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한국 교육의 대동맥 '대학입시' 4 - 특성화고 학생들도 대부분 대학 진학

취업률 억지로 높이려지만…학력간 임금격차 무시 못해
[한국교육의 대동맥 '대학입시'] (4) 특성화고 학생들도 대학가는 현실
2012년 08월 13일 (월)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경남교육청 고영진 교육감도 "모든 아이들이 대학에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는 안 된다"는 말로 대학입시를 한국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고 교육감은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은 인문계든 실업계든 학생들 대부분이 대학에 가려고 한다. 창원의 한 공업계 고교에서는 실제로 3학년 학생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것도 고교 때 전공과는 전혀 다른 학과를 가는 학생들이 많다"는 실정까지 덧붙였다.

곧바로 해당 공업고교의 졸업생 대비 진학률을 알아봤다.

2009년과 2010년 3학년 학생들의 취업률이 각각 20.4%와 23.2%였다. 다른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했거나 취업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교육감의 지적대로 대학 진학률은 70% 안팎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학년 학생들의 취업 비율은 45.4%로 높아졌다. 이 학교 관계자도 "해마다 졸업생의 64~68%가 대학에 진학해온 것이 사실이다. 정규직과 상시직 등 순수한 취업률만 따지면 10%대를 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통계에 차이가 있었지만, 진학비율이 오히려 높은 특성화고(이전 실업계고의 현재 공식 용어) 대학입학 현실이 확인됐다. 이 관계자가 "고등학교 전공과 관련된 종합대학이나 전문대 학과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답한 점 역시 그랬다.

도내 전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진학률은 어떨까. 이 역시 경남교육청 취업률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2009년의 경우 전체 3학년 재학생 6632명 중 1095명(16.5%)이 취업을 했다. 나머지 80% 이상의 학생이 취업을 하지 못했거나, 대학에 진학했다는 의미다.

2010년에는 전체 6548명 중 1340명(21.3%)이 취업을 했다. 이때부터는 취업률 산정방법이 달라졌다. 분자(취업자 수)에 취업·학업 병행자 수를 포함하고, 분모(졸업자 수)에는 군 입대자, 취업 불가능자를 제외했다.

표면적인 취업률 수치를 높이려는 의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실제로 지난해부터 특성화고별로 40% 이상의 취업률을 강조하면서 예산지원 차등화 카드까지 내세웠다. 그 결과 지난해 도내 특성화고 3학년 학생 6335명 중 2512명(39.7%)이 취업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고영진 교육감이 대학입시의 문제점 근거로 제시했던 특성화고교 졸업생들의 높은 대학 진학 실정을 감안하면, 취업률을 높이려는 정부 정책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학력간 직종간 임금 격차가 상당하고,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취업률 제고를 요구하는 게 타당할까.

이에 대해 특성화고 3학년 교사들의 입장을 들었다. 한 교사는 "취업률을 산정할 때 임시직 상태나 알바까지 취업상태로 계산해서 되겠나. 취업이라고 할 만한 일자리를 만들어놓고 취업하라고 해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취업률을 부풀리거나 강제하는 정책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