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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창원과학고를 기웃기웃


고향의봄도서관에 왔다가 바로 옆 창원과학고를 기웃거렸다.
본관 1층 게시판에서 신입생 명단을 보고 있으려니 학생 하나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응 그래~" 쌤인줄 알았나? 그냥 닥치는 대로 하는 건가?
신입생 수를 메모하진 못했다. 한 150명 됐나?
어쨌든 옛 창원시내 중학교에선 평균 2~3명씩, 외곽학교에선 1명 정도 온 것 같았다. 삼정자중, 창원중, 창원중앙중이 조금 더 많았던 것 같다. 반에서, 아니 학교에서 1~2등 하는 애들일 게다.
본관 건물이 가운데를 비운 사각형태여서 학생들 소리가 들리긴한데 어디서 들리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쭈욱 둘러보니 본관옆이 수업동인 것 같았고, 거기서 과학수업이 있었다.
빼곡한 곳도 있고, 널널한 곳도 있고 그랬다. 물리실험실, 또 무슨무슨.... 남학생들이 많았고, 여학생들은 드문드문했다. 그런데 게시판이나 사물함에서 본 학생들 이름은 양쪽이 비슷했다.
교사의 목소리. "이거 역시 세대가 다르구만. 우린 나침반이라고 쓰고, 나침판이라고 읽었어요. 지금은 다들 나침반이라고 하더군"
웃는 애들, 그냥 그런 반응의 애들.
지금 초등 5학년인 내 아들 호정이가 과학을 좋아한다. 과학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유는 잘 대지 못한다. 그러면서 과학고에 가고싶다고 한다. 한번 데려와야겠다 싶지만, 어디 수업하는 평일날 시간이 나야지.
그런데 여길 오려면 지가 다닐 학교에서 1등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창원 외곽에 사니 확률이 더 떨어진다.
자연스레 호정이에 대한 내 교육관이 무엇인지 짚어졌다. 애매하거든요.
그냥 편하게 지 하고싶은대로 키우고 싶다가도, 이런 상황이 되면 안되지, 욕심을 내게 해야지 싶어진다.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이야. 
어쨌든 나로선 호정이에게 동기부여 기회를 많이 줄 수밖에 없다.
자 어쩔래, 편하게 할래? 아니면 욕심을 좀 내볼래? 
이 문제는 비단 호정이에게 그치진 않겠다.
요즘 고교입시를 두고 도교육청과 각계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논란도 맥락이 통한다.
연합고사 도입도 그렇고, 현재 평준화지역 배정방식을 일부 학교별 선발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도 그렇다.
평준화 틀을 유지하자, 아니다 어쨌든 개인의 특성과 경쟁력을 고려해 선발방식으로 가자, 둘로 나뉘고 대립하는 것이다.

교실 창틈으로 보이는 과학고 애들이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지 다들 피부가 하얗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