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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단전과 대맥

단전호흡 이야기를 가끔씩 할까 합니다.

작년 3월부터 창원 소답동 석문호흡 도장에서 단전호흡을 배우기 시작했으니 이제 만 1년 6개월 정도 되었네요.

깊고 긴 호흡을 하기 위해 배우기 시작했구요. 지금은 배꼽 아래 단전 위치를 의식하면서 호흡할 때가 그 전보단 많아졌습니다.

호흡을 명료하게 의식하고 길고 깊에 하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제 몸속엔 화와 열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까지 차분해졌다고 확실히 말하진 못하겠네요. 하지만 그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처음 8개월동안 누워서 호흡하기가 지금까지 호흡수련 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누워서 45분 동안 자기 호흡을 의식하고 집중하면서 버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든 누워서 호흡을 해보면 자신의 호흡 길이와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가슴까지 숨을 들이키는지, 배꼽 아래까지 숨을 들이키는지를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아기들이나 강아지, 고양이가 잠을 잘 때 숨 쉬는 모양을 보는 건데요.

정말 배꼽 아래까지 길고 깊에 숨 쉬는 걸 볼 수 있죠.

넓은 의미의 단전호흡, 복식호흡을 하는 겁니다.


요즘 저는 단전호흡을 통해 축적한 기운을 대맥과 임맥, 독맥으로 퍼지게 하고, 돌게 하는 수련과정 중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각각의 맥에 해당하는 경혈과 경락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걸 여기다 써보면 좀 더 잘 익혀질 것 같아서 그렇게 해봅니다.

한방에서는 침이나 뜸, 지압 등에 활용하는 피부나 근육의 반응점을 경혈이라고 하고, 이 반응점을 연결한 경로를 경락이라고 합니다. 경락은 몸의 내외를 흐르며 에너지 순환 통로 역할을 한다는 거죠.

그중 대맥은 단전 혈인 석문과 맞은편 등쪽의 혈 명문 등 허리를 한 바퀴 도는 띠처럼 형성돼 있는 맥을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도 언급된다는군요. 

방향으로 보면 석문혈 왼쪽 옆에 족소양담경의 대맥혈이 있고, 등쪽 명문혈을 지나 석문혈 오른쪽 족양명위경의 대거혈 등의 혈자리가 있습니다.

석문 도장에서는 이곳 대맥을 기준으로 우리 몸이 음과 양으로 나뉜다고 하는군요. 

어제 원장님께서 대맥의 기감을 느끼느냐고 물어시더군요.

저는 느끼지 못한다고 말씀을 드렸죠.

7월부터 대맥 수련을 시작했으니 이제 4개월째. 느낄 때가 됐는데 아직 느끼지 못한다 하니 좀 답답하셨던지 "그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일은 아니다"라고 하시더군요.

부리나케 오늘 다시 대맥의 위치와 혈자리 공부를 하니 뭔가 그림은 그려지는군요.


2015년 10월 11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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