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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아파트키드 진구 2

땅콩집을 한창 짓던 2011년 4월에 버럭 씨는 진구를 데리고 집구경도 했다.

이런 모습이었다.


 



땅콩집은 간단하게 한 필지에 두 가구용 집을 짓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아파트 생활 자체가 싫은 사람들을 위해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을 짓는다는 취지다.
당시 언론에 보도됐던 건축주의 소개가 이랬다.
"딸에게 매일 뛰지 말라는 소리하기가 정말 싫었어요. 집을 옮기기로 했죠. 그러다가 집 두채를 한 집처럼 사용하는 땅콩집을 알게 됐고, 지금 이렇게 짓고 있는 거에요."
그렇게 친언니댁과 함께 살 집을 짓기 위해 용잠리에 485평방미터(147평)의 대지를 마련했고, 붙어있지만 각각 한 동에 100평방미터(30여평) 정도로 집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목조에 1층에는 거실과 주방, 2층에는 방 2개와 다락방을 넣는 구조다. 두 집은 붙어있지만, 벽으로 분리돼 있고, 출입문도 따로 사용하게 건축됐다. 



그렇게 알고 버럭 씨가 그때 일곱살이던 진구 손잡고 집구경을 갔다.
처음엔 쭈뼛쭈뼛하던 진구가 건물 내부로 들어서니 정말 신기해 했다. 1층에서 2층, 2층에서 3층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특히 좋아했다. 집안 구석구석을 신기한듯 살폈다. 아파트에는 구석이란 게 별로 없으니까. 그런 점에서 땅콩집은 진구에게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집구석의 묘미를 처음 느끼게 한 것이다. 
그 표정은 3층 다락방에서 최고가 됐다. "우와~" 짧은 탄성이 진구의 짜릿한 감정을 실었다.


 

 

 

건물 내부는 1층 거실에서 계단을 거쳐 2층으로, 3층 다락방으로 옮겨간다.

건물이야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니 느낌이 그렇게 팍 와닿진 않지만, 거실 밖으로 보이는 마당과 손에 닿을듯 가까운 감나무밭 언덕이 싱그럽다.

언덕은 2층 방의 창 밖으로 더 생생하게 보인다. 하지만 버럭 씨로서는 건물 구조나, 바깥 풍경보다는 건물 아래 위를 신기해서 오르내리는 진구의 모습이 더 재미있다.

일곱살이라지만 이제 만 다섯살 밖에 안 된 진구는 아파트에서 나고 자랐다. 이곳 건축주 말씀대로 매일같이 뛰지 말라는 고함을 듣고 살았다. 그래서 이 집이 더 신기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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