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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저 많은 아파트를 다 어쩌죠?


2월 8일 어제 아침이었어요.
경남도민일보 사장을 했던 허정도 도시공학 박사님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셨더군요.
지난번 주었던 책 잘 읽었다구요.
제가 작년 11월에 냈던 <아파트키드 득구> 말입니다.
유익했다면서 끝에 이렇게 덧붙이셨죠.
"그런데 저 많은 아파트를 다 어쩌죠?"
그 말의 여운이 길어 이렇게 답장을 드렸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무너뜨려 갈까요?"
곧 답장이 왔습니다. 
"주제를 잘 잡았어요. 바쁘더라도 꼭 잡고갔으면 해요"
그렇잖아도 새 일터때문에 아파트살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었는데, 정말 고마운 충고였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죠.
지지난주 금요일이니까 1월 말쯤이었겠네요.
그때 전 대학 후배 이인안씨가 대표로 있는 창원 명서동의 (주)브레인을 찾아갔었죠.
마침 이 대표 옆에는 역시 후배인 Meaning 독서경영연구소 안상헌 소장이 있었습니다.
안 소장은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50> 등 독서관련 자기개발서를 7권 냈죠. 그중에선 판매부수 10만권을 넘긴 책도 있구요. 10만권이라뇨, 상상하기 힘들죠.
두런두런 이야기끝에 제가 <아파트키드 득구> 이야기를 꺼냈죠.
아뿔싸, 둘 다 모르고 있더군요.
제가 연락을 안한 탓도 있지만, 제가 일하는 경남도민일보의 문화면 지면과 광고로도 소개가 됐는데 아쉽더군요. 그만큼 열독률이 낮은가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그 아쉬움은 한 20분간의 대화 뒤에 일종의 깨달음으로 바꼈습니다.
먼저 안상헌 소장이 자신의 아이패드로 제 책을 검색해 보여주더군요.
"아, 이책이군요. 제목 좋은데요."
그리곤 목차를 보더니 
"등장인물? 버럭씨, 득구 재밌네요. 아파트가 준 득구성격, 혼자 있을래, 밖에 나가기 싫어 이런 것두요."
아마, 안 소장은 호기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가볍고 흥미있는 문제제기를 기준으로 말했던 것 같애요.
"그런데 고층아파트 주거문제라는 부제는 좀 그렇네요. 차라리 이 부제는 빼고 제목을 <아파트키드 득구이야기> 정도로 가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제가 "이미 책이 나왔는데 뭐" 했더니 "지금이라도 출판사에다 갈아엎으라고 하세요" 했습니다.
통 크죠. 10만권 작가다웠습니다. 특히 자신감이요.

쭉 이야기를 듣던 이인안 대표는 경남도민일보에 난 책 광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광고 헤드라인이 '고층아파트, 살만한 곳인가?'였거든요.
"이것도 너무 무거운데요. 바로 옆에 달린 부제 '고층아파트 주거문제'도 그렇구요. 제목도 좋고, 그밑에 득구와 아빠와 짧은 대화 소개도 좋은데 말이에요. 오히려 일관되게 가볍게 갔어야죠."
그리곤, 앞에서 안 소장이 했던 말을 싱긋이 웃으며 되풀이했죠.
"갈아엎는게 맞겠네. 출판사에다가 갈아엎으라고 하세요^^"
두 후배의 이야기는 어쨌든 맥이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파트키드 이야기로 가볍게 가자는 거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럴려면, 애들 심리나 육아에 대해서도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해야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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