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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개밥바라기별

사람은 씨팔...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

거기 씨팔은 왜 붙여요?

신나니까... 그냥 말하면 맨숭맨숭하잖아.

고해 같은 세상살이도 오롯이 자기의 것이며 남에게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저도 모르게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표내지 않고 그에게 물었다.

나가면 어디루 갈 거요?

글쎄... 집에 들러봐야지. 마누라하구 애가 둘이야. 돈 조금 모아놓은 거 떨궈주구 와야지. 이젠 여름이니까 바닷가루 가볼까?


우리 두 병이야.

대위가 회계에 얘기하고 소주 두 병을 박스에서 뽑아다 아직도 꿈틀대는 오징어 한 마리를 식칼로 쑹덩쑹덩 서너 토막으로 큼직하게 썰어서는 쟁반 위에 던져놓았다. 우리는 병째로 들고 꿀꺽이며 소주를 넘기고 오징어를 초장에 찍어 우물우물 씹었다. 그제서야 일 꾼난 뛰의 나른한 피로가 기분 쫗게 어깨와 장딴지로 퍼져갔다. 목마르고 굶주린 자의 식사처럼 맛있고 매순간이 소중한 그런 삶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내가 길에 나설 때마다 늘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어라, 저놈 나왔네.

그가 손가락으로 저물어버린 서쪽 하늘을 가리켰다.

저기... 개밥바라기 보이지?

비어 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별 하나가 떠 있었다. 그가 덧붙였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

나는 어쩐지 쓸쓸하고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배가 오지 않았던 첫째날 나는 처음으로 여자와 잤다. 그 처음은 실수로 싱겁게 아무 것도 아니게 지나갔다. 어, 이게 그거야? 다음번에는 뜨거워져서 온 몸이 땀에 젖었고 서두르기만 했다. 나는 미아의 몸을 기억하게 되었고 점점 차분해졌다.

8월 4일.